(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의 고위 당국자가 하루 이틀새 김정남의 가족이 입국할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
23일 현지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말레이 경찰청의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부청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까지는 입국한 가족이 없지만 "앞으로 하루나 이틀 사이에 그중 한 명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국할 가족은 자녀나, 친척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말레이시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산다"고 강조했다.
말레이 당국이 북한의 주장을 의식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번 사건의 망자(亡者)를 김정남이라고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누르 라시드 부청장 역시 김정남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김정남은 베이징(北京)에 본처와 아들 1명, 마카오에 둘째부인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 역시 마카오에 셋째부인 서영라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뤄볼 때 누르 라시드 부청장이 언급한 '멀지 않은 곳'의 가족은 한솔·솔희 남매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전날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김정남의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 우선권을 주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유가족이 말레이로 올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준의 시간을 줄 것"이고 일단 입국하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누르 라시드 부청장은 말레이 경찰이 북한 외교여권 소지자에 대해 수사 권한이 없다는 북한 측 주장에 대해 "우리 국내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은 현지 당국의 수사 대상"이라며 "외교여권 소지자의 사망과 관련된 사건이라고 해도 수사의 대상인 것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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