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부패와 개혁의 제도주의 경제학·혁명은 장바구니에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 장 샤를 부슈 지음. 권효정 옮김.
"그들은 침습형 공격자이며, 타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마음껏 짓밟는 이들이다. 그들은 상대의 기쁨과 욕구를 지배하려 들고, 자신의 내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대를 도구로 조종하거나 희생양으로 만든다."
정신분석학자 라카미에가 1950년대에 설명한 '악성 자기애자'의 특징이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악성 자기애자의 내면을 더욱 깊숙하게 파고든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어떠한 정신적 메커니즘을 통해 타인을 괴롭히는지 분석한다.
그는 풍부한 사례를 근거로 "악성 자기애자들이 내면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피해자를 조종하기 위해 매우 친절하고 상냥한 척한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표리부동하고 냉정한 거짓말쟁이라는 의미다.
악성 자기애자들이 타인을 은밀하게 공격하는 이유는 감정을 바꿔치기할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면의 불안과 악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고, 반대로 타인의 좋은 면은 가져와 만족감을 누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낙천적이고 순진한 사람들이 악성 자기애자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고 우려하면서 "피해자들은 상대방(악성 자기애자)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다출판사. 240쪽. 1만5천원.
▲ 부패와 개혁의 제도주의 경제학 = 요한 G. 람스도르프 지음. 심양섭 옮김.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 책.
독일 파사우대 경제이론학과 교수로 국제투명성기구 수석연구고문을 지낸 저자는 부패를 척결하는 방법으로 부패 행위자들 상호 간의 불신을 제시하면서, 이를 '보이지 않는 발'(Invisible Foot)이라고 명명한다.
그는 부패 행위자를 엄벌하고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뇌물을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서로를 의심하게 해서 부패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비대칭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예컨대 뇌물 수뢰자는 수뢰 그 자체에 대한 처벌 강도는 낮추고, 특혜로 계약이나 인허가를 주는 행위를 했을 때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패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절대적인 정직성의 세계를 요구하지 말고, 인간 행동의 불완전성을 정교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출판문화원. 392쪽. 1만7천원.
▲ 혁명은 장바구니에서 = 마쓰타로 사쿠라 지음. 황지희 옮김.
일본에서 화학적으로 만든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 7명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전통 채소 종자로 이웃과 함께 농사를 짓고, 이렇게 얻은 농산물로 레스토랑을 운영해 이익을 공유하는 나라(奈良) 현의 농부와 후지산(富士山) 인근에서 '무농약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농장주의 사례 등이 실렸다.
자연과 교감하며 생명을 기르는 농업과 축산업을 경제적 논리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인간은 귤 한 개도 자기 힘으로 만들 수 없어요. 귤을 만드는 것은 미생물이며, 귤나무인 거죠. '내가 생산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만든 게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눌민. 284쪽. 1만6천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패와 개혁의 제도주의 경제학·혁명은 장바구니에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악성 나르시시스트와 그 희생자들 = 장 샤를 부슈 지음. 권효정 옮김.
"그들은 침습형 공격자이며, 타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마음껏 짓밟는 이들이다. 그들은 상대의 기쁨과 욕구를 지배하려 들고, 자신의 내적 갈등을 피하기 위해 상대를 도구로 조종하거나 희생양으로 만든다."
정신분석학자 라카미에가 1950년대에 설명한 '악성 자기애자'의 특징이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악성 자기애자의 내면을 더욱 깊숙하게 파고든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어떠한 정신적 메커니즘을 통해 타인을 괴롭히는지 분석한다.
그는 풍부한 사례를 근거로 "악성 자기애자들이 내면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피해자를 조종하기 위해 매우 친절하고 상냥한 척한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표리부동하고 냉정한 거짓말쟁이라는 의미다.
악성 자기애자들이 타인을 은밀하게 공격하는 이유는 감정을 바꿔치기할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내면의 불안과 악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고, 반대로 타인의 좋은 면은 가져와 만족감을 누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낙천적이고 순진한 사람들이 악성 자기애자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고 우려하면서 "피해자들은 상대방(악성 자기애자)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다출판사. 240쪽. 1만5천원.
▲ 부패와 개혁의 제도주의 경제학 = 요한 G. 람스도르프 지음. 심양섭 옮김.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한 책.
독일 파사우대 경제이론학과 교수로 국제투명성기구 수석연구고문을 지낸 저자는 부패를 척결하는 방법으로 부패 행위자들 상호 간의 불신을 제시하면서, 이를 '보이지 않는 발'(Invisible Foot)이라고 명명한다.
그는 부패 행위자를 엄벌하고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뇌물을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서로를 의심하게 해서 부패를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비대칭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예컨대 뇌물 수뢰자는 수뢰 그 자체에 대한 처벌 강도는 낮추고, 특혜로 계약이나 인허가를 주는 행위를 했을 때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패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절대적인 정직성의 세계를 요구하지 말고, 인간 행동의 불완전성을 정교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려대 출판문화원. 392쪽. 1만7천원.
▲ 혁명은 장바구니에서 = 마쓰타로 사쿠라 지음. 황지희 옮김.
일본에서 화학적으로 만든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 7명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전통 채소 종자로 이웃과 함께 농사를 짓고, 이렇게 얻은 농산물로 레스토랑을 운영해 이익을 공유하는 나라(奈良) 현의 농부와 후지산(富士山) 인근에서 '무농약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농장주의 사례 등이 실렸다.
자연과 교감하며 생명을 기르는 농업과 축산업을 경제적 논리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인간은 귤 한 개도 자기 힘으로 만들 수 없어요. 귤을 만드는 것은 미생물이며, 귤나무인 거죠. '내가 생산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만든 게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눌민. 284쪽. 1만6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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