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의료 당사자로 지목된 백모씨 의혹 부인…최순실은 입 닫아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청와대에 드나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불법 의료 행위를 한 의혹이 제기됐던 '주사 아줌마' 백모(73·여)씨가 청와대에 간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비선진료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달 9일 특검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백씨는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치료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청와대에 간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특검은 백씨가 청와대에 검문을 받지 않고 출입하는 이른바 '보안 손님'으로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불법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수사해왔다.
박 대통령에게 백씨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최씨 또한 굳게 입을 다물어 비선 진료진의 실체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비선진료 의혹의 전후 사정을 잘 알아 특검팀에 핵심 수사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는 인물이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이다.
이 행정관은 2013년 5월 전후로 정호성(48·구속기소) 전 대통령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氣)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를 여러 건 보낸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병원 원장인 김영재(55)씨를 청와대 경내로 안내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이 행정관을 의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행정관이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행정관은 지난달 1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신문에서도 "최순실이나 기치료 아주머니 등 속칭 보안 손님을 데리고 (청와대로) 들어온 적이 있느냐"는 국회 소추위원단의 질의에 보안상의 이유를 들며 답변을 거부했다.
특검팀은 청와대 측의 거부로 압수수색마저 무산되면서 비선진료 의혹을 규명할 유의미한 증거 확보에도 실패한 상태다.
특검팀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28일로 끝나는 수사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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