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비상] 7년간 줄던 빈부격차, 작년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입력 2017-02-24 12:00   수정 2017-02-24 13:46

[가계비상] 7년간 줄던 빈부격차, 작년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작년 저소득층 벌이 역대 최대인 5.6%↓…고소득층은 2.1%↑

"영세자영업자 경쟁 심해지고 임시일용직 일자리 줄어"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2008년을 정점으로 약화한 소득 양극화 현상이 작년 다시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역대 최대 폭으로 추락하면서 빈부 격차는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월급봉투가 두꺼워진 고소득층은 지출을 다소 늘렸지만, 저소득층은 얇아진 월급봉투에 지갑을 닫았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을 보면 이러한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작년 한 해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4만7천원으로 2015년보다 5.6% 감소했다.

소득 감소는 2003년 전국 단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1분위 소득이 줄어든 이유는 사업·근로소득이 각각 17.1%와 9.8% 감소한 영향이 컸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꾸준히 감소하다가 작년 2만8천명 늘어나 증가세로 전환했다. 영세자영업자 경쟁이 심해져 사업 소득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소득층이 주로 종사하는 임시·일용직 일자리 감소는 근로소득 감소와 관련이 있다. 작년 이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3년 만에 감소(6만9천명)로 전환했다.

통계청 김보경 복지통계과장은 "경기 하락으로 영세한 자영업자들 경쟁이 심화해 사업소득이 감소했고 저소득층의 일자리가 줄어들어 근로소득도 줄었다"며 "고령화 추세로 은퇴 연령층이 늘어난 점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 월평균 소득은 834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5분위는 사업소득이 6.6% 감소했지만, 근로소득이 5.6% 늘면서 전체 소득이 증가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작년 4.48배로 조사됐다. 2008년 4.98배를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던 배율은 작년 다시 반등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소득을 가장 낮은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배율로, 낮을수록 소득 격차가 적다는 의미다.

즉 2008년 이후 소득 격차는 점차 감소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득은 1·2분위가 줄었고 3·4·5분위는 증가했다. 지출은 1·2·3분위에서 감소했고 4·5분위에서 늘었다. 3분위는 소득이 늘어났지만 지출을 늘리지 않고 줄인 셈이다.

1분위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10.4%), 주거·수도·광열(4.0%)에서 지출이 증가했지만 교통(13.2%), 음식·숙박(6.5%)에서 감소했다.

5분위는 보건(6.8%), 기타 상품·서비스(5.3%) 등에서 지출이 늘었고, 의류·신발(3.8%), 통신(3.7%)에서 지출이 줄었다.

처분가능소득은 3·4·5분위가 늘고 1·분위는 줄었다. 5분위가 가장 큰 폭(1.9%)로 늘어났지만 1분위는 6.2% 감소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편 작년 4분기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6만5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했고, 5분위 가구는 827만9천원으로 1.6%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1분위에서 4.6% 감소했으나 5분위는 1.4% 증가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4.63배로 1년 전 4.37배보다 커졌다.

지출은 1분위만 늘어난 반면 2·3·4·5 분위는 모두 감소했다.

2vs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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