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김정은 암살 연루 말레이 남성 주변 주민들 '충격'

입력 2017-02-24 15:13  

[르포] 김정은 암살 연루 말레이 남성 주변 주민들 '충격'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런 고급 콘도에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지른 사람이 드나들었다니 충격적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30대 현지 남성을 체포한 가운데, 그가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진 곳은 뜻밖에도 고급스러운 콘도였다.

쿠알라룸푸르 시내 잘란 클랑 라마 대로변에 있는 이 콘도는 24층 규모의 고층건물 2채를 다리로 연결해 놓았고, 저층에는 상가 등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360여 개의 주거용 아파트와 사무용 공간으로 구성된 이 콘도의 분양 가격은 최소 60만 링깃(약 1억5천만원), 월세는 최소 1천700링깃(약 43만원) 정도다. 쿠알라룸푸르 부동산 시세로 볼 때 고급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중순 완공 후 입주가 시작됐으며 입주는 절반 정도 이뤄졌다는 게 분양 사무실 측의 설명이다.

이곳에 김정남 암살에 연루된 용의자가 살았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취재진이 몰리자, 콘도 분양사무실 직원들은 동원해 취재진의 건물 진입을 철저하게 막았다.

또 사무실 측은 이 콘도에 용의자 거주 여부 등에 대해서도 일절 모르겠다는 반응만 내놓았다.

한 분양사무실 직원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알아도 말할 수 없다. 이곳은 사유지이니 취재를 원한다면 담장 밖에서 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일로 콘도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콘도 주변은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탓에 곳곳에 공터가 눈에 들어왔다. 또 아파트 뒤편에는 아주 오래된 낡은 아파트도 있다.

이 아파트에서 만난 한 여성은 "근처에 고급 콘도가 생겨서 부자들이 사는 줄 알았는데 엄청난 죄를 지은 사람이 있었다니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2일 밤 이 콘도에서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해 30대 말레이시아인 남성을 체포하고 부근 다른 콘도에서 화학물질과 다수의 장갑·신발을 압수했다.

이 남성이 김정남 피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이 이미 체포된 북한 국적 용의자인 리정철(46)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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