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대책 쏟아지는데 갈수록 흉악

입력 2017-02-26 06:00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대책 쏟아지는데 갈수록 흉악

전문가 "부모교육 강화하고 아동보호기관 대폭 확충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영규 차근호 기자 = 정부는 지난해 3월 "올해를 '아동학대 근절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하면서 각종 대책을 쏟아냈다.

건강검진, 예방접종, 무단결석 등의 정보를 종합한 빅데이터로 학대 아동을 조기 발견하고 신속히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4년 1만7천791건, 2015년 1만9천214건에 이어 지난해는 10월까지 2만4천690건으로 늘었다.

조사 결과 아동학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 건수는 2014년 1만27건에서 2015년 1만1천715건, 2016년 1만4천812건 등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학대 방식과 수위도 점차 흉악해지고 있다. 학대로 숨진 아동이 2014년 14명, 2015년 16명이었고 지난해는 10월까지 집계된 피해자만 28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아동학대의 82%가 가정에서 벌어지고, 가해자의 79.8%가 부모인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내 아이를 내가 때리는 데 무엇이 잘못됐느냐'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부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이대근 회장은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무작정 때리는 것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공교육에 부모교육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아동학대문제연구소 김정미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양육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모가 아동을 학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또 양육법을 배웠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와 장애 등으로 인한 아동학대도 발생하고 있는 만큼 사회적 육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정부는 애초 지난해 지역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54곳에서 78곳으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5곳 늘리는 데 그쳤다.

1개 기관이 많게는 4∼5개 자치단체를, 상담사 1명이 시민 7만명을 담당하는 처지에 있다 보니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정미 본부장은 "학계에서는 우리나라에 최소 100개의 아동보호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를 '남의 집 일'이라고 외면하는 정서도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정부는 지난해 초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범위를 교사, 보육교사 등 24개 직군으로 확대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신고율은 28% 정도로 선진국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이 회장은 "아동학대 신고율을 높여야 관련 기관이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다"면서 "국민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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