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되기까지 시간 걸려 사실상 불편 방치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2월 중순 외국여행을 갔다가 오전 6시 30분 비행기로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김모(51) 씨는 짐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지 1시간이 지나도록 맡긴 짐이 수하물 인도장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나오지 않았다.
컨베이어 벨트 주변에는 김씨처럼 장시간 기다리다 지쳐 바닥에 털썩 주저앉거나 짜증스러운 표정을 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런 장면은 최근 몇 년 동안 김해국제공항에서 늘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른 오전 비행기가 몰리는 시간에는 짐 찾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상황이 왜 발생하는 것일까.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는 오전 6∼8시 사이 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 수가 많아 기존의 컨베이어 벨트로는 시간 내 처리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두 시간 동안 도착하는 비행기는 모두 28대이지만 수화물 컨베이어 벨트는 현재 3기에 불과하다 보니 지연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공항공사 측은 올해 5월까지 컨베이어 벨트를 2기 더 늘리는 공사를 하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가 더 생기면 불편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 향후 신공항이 생겨 청사가 확장되면 이런 문제는 모수 해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시설 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항공업계 관계자들 생각은 조금 다르다.
신공항이 최종적인 해결책은 맞지만,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공항공사와 항공사가 인력을 더 투입하고 새로운 방식의 처리 절차를 도입하면 고객 불편을 훨씬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예로 수화물은 컨베이어 벨트 위에 올려지기 전 X-RAY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 가로로만 눕혀진 채 나와 많은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데, 이 짐들은 나중에 옆면으로 세워놓는 직원이 컨베이어 벨트당 1명씩만 있어도 벨트 위에 한꺼번에 올릴 수 있는 짐이 대폭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 손님이 곧바로 찾아가지 않아 컨베이어 벨트 위를 몇 차례 도는 짐은 직원이 바닥에 내려 따로 보관하면 그 짐이 있던 자리에 새로운 짐이 올려져 손님들이 더 빨리 찾아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런 방식은 승객 혼잡도가 높은 홍콩 공항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공항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한 상주업체 직원은 "맨파워(인력)나, 새로운 절차, 아이디어로 고객 불편을 줄이려고 노력해야지 언제까지 시설 탓만 할 수는 없는 상황"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식도 한계는 있다. 출입국 절차 혼잡으로 짐보다 승객이 수하물 처리장에 도착하는 것이 늦거나 비슷할 때만 쓸 수 있는 방식이다.
한국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김해공항의 혼잡은 승객들이 먼저 인도장에 도착해 수화물을 기다리는 상황이라서 이런 방식이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수하물 관리는 항공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자는 제안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미 공항공사에서도 아이디어 찾기에 나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화물 인도장의 전광판이 도착 항공기를 모두 표시하지 못해 불편함을 겪었다는 고객도 많다.
현재 전광판에는 컨베이어 벨트 당 도착 비행편을 3대까지밖에 표시하지 못해 비행기가 몰릴 경우 전광판에 표시되지 못하는 항공편이 있어 승객들이 우왕좌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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