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무덤' 옛말, 송중기 등 복무후 몸값 상승
주원 서인국 광희 입대 눈앞…'꽃보직' 포기·재검 자원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최근 유승준과 유아인으로 인해 스타의 병역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대한민국에서 병역은 분야를 막론하고 성인 남자에게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 만큼 하늘의 별인 스타들도 예외가 아니다.
서슬 퍼렇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역시 의경으로 복무 중인 아들의 '꽃보직'을 위해 직권 남용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으니 '성역'은 없다.
달라지는 스타와 군대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 "군대 가겠다" 말 뒤집은 유승준…대가 '혹독'
지난 23일 법원의 한 판결로, 이제는 '왕년의 가수'가 된 유승준(41)이 또다시 화제가 됐다.
서울고법 행정9부(김주현 부장판사)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유승준은 인기 절정이던 2000년대 초반 "군대에 가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가 말을 뒤집으면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는 2002년 1월 미국 시민권을 얻고 한국 국적을 포기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유승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법무부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입국을 제한했다.
◇ 병역기피 논란 속 골종양 발병 드러난 유아인
지난해 12월까지 총 세 차례 병역 등급 보류 판정을 받으면서 '병역 기피' 의혹에 휩싸였던 유아인(31)은 지난 15일 골종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누명'에서 벗어났다.
유아인이 어깨 근육 파열에 더해 2015년 골종양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그동안 욕한 거 미안하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유아인은 16일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자세히 밝히면서 "골종양의 비정상적인 발육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병역의무 이행이 충분히 가능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의 불행이 타인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문제라는 현실이 개인적으로는 아주 힘들지만 이마저도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통해 성장하고 성취를 가져가는 배우로서의 책무로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로서 사생활이고, 건강 문제임에도 병역 문제 앞에서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공개할 의무가 있음을 수용하겠다는 태도다.
◇ "군대 다녀오겠습니다"…현역 입대 위해 재검 받기도
연예계에도 과거에는 병역 비리가 심심치 않았다. 병역 비리에 연루돼 해외로 도피한 연예계 관계자가 10여년 넘게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최고의 스타인 싸이, 송승헌, 장혁 등도 과거 비리에 연루됐다가 이후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스타들이 재검을 받아서라도 현역 입대의 의지를 불태울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피해갈 구멍'이 없음을 알고 있고, '군대가 인기의 무덤'이라는 말도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 입대 예정인 톱스타 김수현(29)은 처음에 신체검사에서 현역 판정이 나오지 않자 재검을 신청해 현역 판정을 받았다.
소속사 키이스트의 양근환 대표는 26일 "병역은 당연한 의무이고, 이왕 가는 거 제대로 가자는 마음에 김수현이 재검을 자청해 현역 판정을 받았다"면서 "올해 안에 영장이 나올 것으로 보고 나오면 바로 입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입대한 정일우(30)는 뇌동맥류를 앓고 있어 훈련소로부터 퇴소 권유까지 받았지만 끝까지 훈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일우는 2006년 교통사고로 부상했고, 이후 정밀검사 결과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뇌동맥류는 극심한 두통 등으로 재검 요청 시 군 면제 사유가 될 수 있지만 평소 현역 입대를 원했던 정일우는 재검 요청을 하지 않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하게 됐다.
앞서 현빈(35)은 '시크릿 가든'으로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2011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화제를 모았고, 이승기(30)는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에 배치돼 관심을 받았다.
서울경찰홍보단에 합격한 배우 주원(29)은 경찰홍보단을 포기하고 올해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서인국도 3월28일 현역 입대한다. 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방송인 광희(29)는 3월13일 입대해 군악병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이들 외 지창욱(30), 이민호(30), 장근석(30) 등이 입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 군 복무 후 날개 단 스타들
인기 절정일 때 군 복무를 해야한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고민을 안겨주는 일이지만, 군 복무 후 날개를 단 스타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송중기(32)는 전역 후 출연한 '태양의 후예'를 통해 톱스타로 도약했다. 심지어 그는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를 연기하면서 군 복무 경험을 십분 살렸다.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온 뒤 데뷔한 류준열(31)과 박서준(29)도 같은 케이스다. 류준열은 '응답하라 1988'로 뜬 뒤 질주 중이고, 박서준은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화랑' 등으로 상승 그래프를 그려나가고 있다.
아역 배우 출신인 유승호(24)는 몇년 뒤 입대해도 됐지만, 성인이 되자 바로 국방의 의무를 마쳤다. 아역배우 시절부터 이미 A급이었던 그가 병역의 의무까지 '후딱' 마치고 오자 작품 섭외가 쏟아지고 있다.
주원의 소속사 화이브라더스의 심정운 대표는 "요즘은 스타들도 다 때가 되면 당연히 군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전과 달리 군대를 다녀와서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는 경우가 많아 군 복무에 대한 두려움이나 우려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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