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일정 당겨 곧 건설, 불법이민 저지, 무역협정 개정 거듭 확인
"복지서 일로 돌아가야" "규제산업 안돼"…대선공약 준수 다짐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글로벌 국가(國歌)와 글로벌 통화, 글로벌 국기(國旗)와 같은 그런 것은 없다. 나는 지구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의 국가(미국)를 대표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대선 캐치프레이즈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다시 한번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 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미국 보수우파 연합체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차총회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하고 "여러분은 진정으로 위대한 국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불법이민자를 막는 것은 세금을 아끼고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과격 이슬람 테러리스트들'(radical Islamic terrorists)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와 난민의 한시적 입국 금지를 주된 내용으로 한 '반 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나, 연방 1심, 2심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으며, 조만간 '행정명령 2탄'을 발동할 계획이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은 예정보다 일정을 앞당겨 곧 시작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남쪽 국경을 지키기 위한 신속하고 강력한 행동을 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철회를 "선거운동 때의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말한 뒤 "우리를 당혹스럽게 하는 무역협정들을 고칠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이어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경제 발전과 관련해 지금까지 어떤 나라가 맺었던 협상과 비교해 봐도 최악"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연설에서 "하나씩 하나씩 국민에게 한 약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정책이 초반부터 혼선을 빚고 있다는 민주당과 언론 등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미 군사력 재건과 관련, 그는 "어느 누구도 감히 우리 군의 전력을 다시는 의심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를 믿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미국인의 안전을 회복하겠다는 내 약속에 따라 국방 관련 부처에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를 완전히 없애버릴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산층과 기업을 위해 대규모로 세금을 줄이고 모든 사람에게 더 공정하게 작동하도록 세제를 고치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모든 미국인이 복지(welfare)에서 떠나서 일(work)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라고 알려진 재앙을 철폐하고 대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거나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지 못하도록 만드는 규제산업은 작동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6조 달러를 쓰는 동안 우리의 기반시설들이 망가지도록 방치됐으며, 8년간 두 배로 늘어난 20조 달러의 국가 부채"를 물려받았다면서 오바마 전 정부를 거듭 비난했다.
총기옹호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에 대해 그는 "우리에 대한 훌륭한 지지자고, 그들은 우리나라를 사랑한다"면서 "나는 수정헌법2조(국민의 총기보유권)를 지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과 2013년, 2014년, 2015년에도 CPAC에서 연설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 연설 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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