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 증오집단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활개를 치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가정 안전 전문 단체인 '세이프홈닷오르그'(SafeHome.org)의 자료를 인용해 24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SNS에서 증오집단은 2∼3년 사이 크게 팽창했다.
세이프홈닷오르그는 인권단체인 남부빈민법센터(SPLC)의 자료를 바탕으로 '소셜미디어에서의 증오 : 증오그룹과 트위터에서의 존재 단면'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
이들은 수년간 진화한 증오집단의 트위터 발언을 이해하고 어느 주(州)에서 이런 발언들이 생성되는지를 알아보고자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금 미국 상황을 반영하듯 반(反) 이민자 집단의 트위터 계정이 평균 1만7천569명으로 가장 많은 팔로워를 거느렸다.
반(反)무슬림 단체(1만4천680명), 다양한 화제를 다루는 증오집단(7천534명), 반(反) 성 소수자 단체(7천32명)가 뒤를 이었다.
증오집단이 쓴 평균 트윗 수로는 반무슬림 발언이 2만5천807건으로 1위를 달렸다. 반이민 발언(1만3천292건), 반성소수자(1만240건), 백인우월주의(4천817건) 순이다.
증오단체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비율도 갈수록 올라갔다.
2014년 글 1건당 0.76개에 불과하던 '좋아요'가 2015년 2.46개로 3배 늘더니 2016년에 다시 7.68개로 3배 증가했다.
2014∼2016년 사이에만 10배가 증가한 셈이다.
특히 반이민 트윗의 '좋아요' 평균 횟수는 2015년과 비교해 1년 만에 171.5%가 늘었고, 반성소수자 관련 글도 129.4%나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달군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의 이민자 비하·무슬림 입국 불허 발언,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에 따른 보혁논쟁, 생물학적 성(性) 대신 자신의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쓸 수 있도록 한 '화장실 논쟁' 등의 여파가 증오집단의 SNS 글과 트위터 사용자들의 반응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증오 담론이 퍼질수록 증오범죄로 연결되는 경향도 강하다. 세이프홈닷오르그는 2015년 증오범죄 희생자가 7천 명을 넘긴 가운데 60%가 인종, 민족, 혈통 탓에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이민개혁연합'은 가장 많은 7만2천690명의 팔로워를 거느렸다. 반무슬림 단체인 '빌 켈러 미니스트리스'(6만5천823명), '미국을 위한 행동'(5만8천566명), '지하드 워치'(5만5천861명)가 2∼4위를 차지했다.
인구 100만 명을 기준으로 증오집단이 가장 많은 주는 남부 아칸소 주로 7.39개에 달했다. 미시시피 주(6.35개), 테네시 주(6.21개) 등 남부 주에 이어 중북부 사우스다코타 주(5.82개), 몬태나 주(5.81개)에도 제법 많았다.
알래스카 주와 하와이 주엔 증오집단이 없어 눈길을 끌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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