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중국 환율 조작·대북 역할론 지적 비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한데 대해 중국 관영 매체가 한편의 코미디쇼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5일 사평(社評)에서 트럼프가 중국을 비판하는 토크쇼를 한 것 같다면서 "트럼프는 중국의 무역 흑자가 중국 상품을 미국에 싼 가격으로 팔아 생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위안화가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많은 외화보유액을 처분하면서까지 지난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했기 때문에 중국 환율 정책에 대한 비난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북·중 관계에 대해선 트럼프를 포함한 많은 미국인은 중국이 북한에 무슨 말을 하든 북한이 들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최근 조선중앙통신이 중국을 비난한 것을 보면 명백히 다른 상황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트럼프는 다른 나라에 대해 발언할 때 더욱 조심해야 하며 백악관은 스탠드업 코미디극장이 아니다"면서 "미국 대통령의 모든 발언은 기록되고 논의되기 때문에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면 안 된다. 중국은 건전한 미·중 관계 유지에 관심을 쏟고 있고 미국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그러나 중국은 불합리한 요구를 만족하게 해줄 수는 없으며 미국이 계속 요구한다면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트럼프는 과거 성공적인 경력을 통해 비범한 능력을 보여줬지만 미·중 관계와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는 새로운 배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우리는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지식이 자리에 걸맞지 않게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미국의 체제 내에서 가능한 한 빨리 보완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 그랜드챔피언"이라고 비난했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책에 대해선 "내 생각엔 중국이 그 문제를 매우 빨리 끝낼 수 있다고 본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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