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지도부가 부패 혐의로 축출된 궈보슝(郭伯雄)·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측근 인맥 솎아내기를 이어가고 있다.
25일 신화통신과 중신망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최근 예비역 상장(上將·대장급)인 왕시빈(王喜斌·69) 전 국방대 총장의 전인대 대표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직무 관련 범죄 조사를 사유로 자신이 전인대 대표에서 사임키로 한데 따른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왕 전 총장은 중국 인민해방군 제27집단군 군단장과 베이징군구 참모장 등을 지냈으며 2010년 7월 상장으로 승진해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엔 17기 중앙위원도 역임한 군 고위 원로다.
외신들은 지난해 10월 왕시빈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작년 12월말 왕시빈은 국방대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특히 왕 전 총장이 부패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2015년 병사한 쉬차이허우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쉬차이허우 측근으로 군내 비리로 낙마한 구쥔산(谷俊山) 전 총후근부 부부장과도 연계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 적도 있었다.
이 같은 쉬차이허우 인맥 솎아내기는 최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과거 중앙군사위 부주석 동료였던 궈보슝·쉬차이허우를 곱씹어 비난하며 잔재 척결을 지시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춘제(春節·설)를 앞둔 지난달 23일 군부대를 방문해 '깨끗한 군대 개혁'을 강조하며 "궈보슝과 쉬차이허우의 악영향을 완전하고 철저하게 몰아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작년 10월엔 궈보슝과 쉬차이허우가 경제적 탐욕에 그치지 않고 생활적으로 타락했으며 정치적으로 야심이 과도했다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미 현실권력에서 완전 제거된 이들을 재차 비난한 것은 이들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장쩌민(江澤民)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톈슈쓰(田修思) 전 공군 정치위원, 랴오시룽(廖錫龍) 전 중앙군사위원 겸 인민해방군 총후근부장 등이 숙청되는 등 인민해방군 고위인사들의 낙마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인 왕젠핑(王建平·63) 상장의 뇌물수수 혐의 낙마에 이어 차이잉팅(蔡英挺·63) 군사과학원장과 주푸시(朱福熙·62) 서부전구 정치위원 등 두 상장의 낙마설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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