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용의자는 독극물 부작용 발견 못해…베트남여성이, 구토한듯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인도네시아 여성 용의자가 독극물 공격이 아닌 베이비오일로 장난치는 것으로 알았다며 자국 대사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주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안드레아노 어윈 부대사가 25일 오전 경찰서에 구금된 자국 국적의 용의자 시티 아이샤(25)를 30분간 면담했다고 말레이시아 일간 뉴스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면담 이후 누군가에게 속아서 김정남 암살에 가담했으며 TV 쇼를 위한 장난으로 믿었다는 시티 아이샤의 주장을 전했다.
아이샤는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과 함께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독극물을 묻혀 살해한 혐의로 붙잡혔다.
안드레아노 부대사는 "아이샤가 그런 행동을 하는데 400링깃(약 10만2천 원)을 받았으며 독극물인지는 모르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샤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한 일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고 말했다"며 "제임스와 장이라는 이름을 거론했다"고 밝혔다.
제임스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번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 북한인 8명 가운데 리지우(30)의 영문 이름과 같다.
인도네시아대사관 측은 아이샤로부터 독극물 부작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춰볼 때 말레이시아 경찰이 범행 이후 독극물 부작용 증세로 구토했다고 밝힌 한 명의 여성 용의자는 흐엉으로 보인다.
말레이 경찰의 조사 결과 이 독극물은 신경성 독가스인 'VX'로 드러났다.
아이샤는 자국 대사관에 "어떤 베트남 사람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흐엉과의 관계는 물론 쿠알라룸푸르 시내 공원과 쇼핑몰에서 흐엉과 예행연습을 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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