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北, 한국기자 질문에 민감한 반응…영어로 "스톱"

입력 2017-02-25 17:48  

[아시안게임] 北, 한국기자 질문에 민감한 반응…영어로 "스톱"

동메달 획득한 북한 피겨 페어대표팀, 일본 취재진 질문엔 술술





(삿포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대회 첫 메달을 획득한 북한 피겨대표팀 관계자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 렴대옥-김주식(대성산 체육단)조는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페어에서 177.40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 인터뷰에 나섰다.

두 선수는 일본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했다. 일본 현지 통역과 북한대표팀 최한호 임원이 영어를 사용해 의사소통했다.

소감을 묻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김주식은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점수는 만족한다"라며 "긴장을 조금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3시간 정도 빙상 훈련을 하고 있으며, 오늘 국제대회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피겨대표팀 감독이 누구냐는 질문에 최한호 임원은 옆에 서 있던 김현선 감독을 소개하며 웃기도 했다.

최한호 임원은 "김현선 감독은 우리나라 피겨대표팀 선수 출신"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어느 선수를 존경하느냐'라는 말에 이날 우승을 차지한 중국 페어 대표팀 장하우를 꼽았다.

렴대옥은 "장하우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목표를 묻는 말엔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변하던 북한대표팀은 한국 기자의 질문에만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계획이 있는지 묻는 말에 최한호 임원이 말을 자르며 "오늘 경기에 관련한 것만 질문하라. 평창올림픽 참석 여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결정한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국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른 소감을 묻는 한국 기자의 질문도 제지했다.

최한호 임원은 "오늘 경기와 관련한 것만 질문하라"라고 말했다.

최 임원은 일본 취재진을 염두에 둔 듯 영어로 한국 기자의 질문을 막았다.

'질문은 이번 대회와 관련이 있는 내용'이라고 항의하자 "스톱(그만)"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북한대표팀은 아시안게임과 관련한 내용만 질문하라고 주장했지만, 일본 취재진의 다소 동떨어진 질문엔 답변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 일본 기자가 "일본에서 경기를 치른 소감을 말해달라. 음식은 입맛에 맞았나"라고 묻자 김주식은 "교포들이 많아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입맛에 맞는 음식을 탈 없이 먹었다"라며 웃었다.

한편 북한대표팀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장하오-위샤오위(중국·223.88점) 조와 펑청-진양(중국·197.06점)조는 선수들만 단상에 올라갔지만, 북한은 최한호 임원이 렴대옥-김주식 사이에 앉아 선수들의 답변을 도왔다.

평창올림픽 목표를 묻는 공통 질문에 렴대옥은 "세계선수권 대회에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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