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SK그룹의 사업확장 '첨병'으로 나서고 있는 지주회사 SK㈜가 인수·합병(M&A)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수한 지 1년 된 반도체와 바이오 자회사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알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27일 SK㈜에 따르면 자회사인 반도체 소재 업체 SK머티리얼즈[036490]의 지난해 매출은 4천614억원, 영업이익은 1천54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각각 36.5%, 36.6% 증가했다.
다른 자회사로 비상장 의약품생산업체 SK바이오텍도 지난해 매출 1천12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을 돌파하는 등 눈에 띄게 실적이 좋아졌다. 영업이익은 294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20%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2015년 8월 SK C&C와 SK㈜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지주회사 SK㈜는 지난해 2월 SK머티리얼즈와 SK바이오텍을 나란히 인수했다.
이 M&A를 통해 SK㈜는 반도체 소재 분야에 진출했고, 손자 회사였던 SK바이오텍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바이오 분야 육성에 나섰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글로벌 1위 업체다. 반도체 소재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각종 특수가스 등의 물질을 말하며 NF3는 대표적인 특수가스다.
SK바이오텍은 복제약이 아닌 BMS, 노바티스, 화이자 등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이 특허권을 가진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처럼 인수된 기업의 가치가 단기간에 커지는 경우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 관계자는 "인수 전부터 밸류-업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해 실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K㈜는 반도체 소재와 바이오·제약을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후 투자·육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SK머티리얼즈는 인수 후 숨 가쁠 정도로 사업확장이 진행됐다.
SK에어가스를 인수해 산업용가스 생산을 시작했고,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 등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유기금속화합물과 각종 특수가스 제조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반도체 웨이퍼(기판)를 수출하는 LG실트론을 인수해 종합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SK머티리얼즈의 주가도 인수 전과 비교해 70% 이상 올랐다.
SK바이오텍도 SK㈜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들어서는 16만ℓ 규모의 생산시설이 올 상반기 가동에 들어가며 2020년까지 생산규모가 80만ℓ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SK바이오텍 관계자는 "수주량이 매년 생산규모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발 빠른 증설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SK㈜는 앞으로도 신성장 사업 육성을 가속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영역에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추가적인 협력을 검토 중이다. 합작법인인 SK트리켐과 SK쇼와덴코는 올해 생산시설을 구축해 본격 제품생산에 돌입한다.
SK바이오텍 역시 향후 완제의약품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톱 10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증설 외에도 글로벌 CMO와의 M&A도 추진할 예정이다.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