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번 사건에 쓰인 독극물인 VX 신경작용제가 자국 내에서 제조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압둘 사마 맛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VX가 해외에서 밀반입됐는지 아니면 국내에서 제조됐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확히 확인된 것은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 또는 화학물질의 종류일 뿐 경찰은 아직 출처를 언급한 바가 없다"면서 "이와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범인들이 VX 외에 다른 화학물질이나 독극물을 함께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말레이시아 정부 분석기관인 화학청의 추가 분석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23일 말레이시아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콘도를 수색해 화학물질 샘플과 이를 취급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장갑·신발·주사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 사마 청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샘플이 확보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며 해당 샘플을 화학청에 보내 성분분석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선 이미 체포된 북한 국적 화학전문가 리정철의 거처와 멀지 않은 이 장소가 김정남의 목숨을 앗아간 VX가 제조된 곳일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지 일부 언론매체는 경찰이 인근의 다른 콘도에서 김정남 암살사건에 연루된 30대 현지인 남성을 체포했다고 보도했지만, 사마 청장은 "추가로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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