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기우는 밤 트럼프 하야" 美무속인들 집단 주술

입력 2017-02-26 10:13  

"초승달 기우는 밤 트럼프 하야" 美무속인들 집단 주술

주문과 함께 사진 태워…"악의적 정책 실패하라" 고수레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미국 무속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하야 주술'을 걸어 논란이 됐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마법사와 마법추종자들은 초승달이 기울었던 지난 24일 자정 트럼프 대통령의 하야를 기원하는 저주 의식을 치렀다.




이들은 뭉툭한 주황색 양초와 탑이 그려진 타로카드, 트럼프가 우스꽝스럽게 나온 사진을 준비한 후 양초에 그의 이름을 핀으로 새기고 의식에 들어갔다.

마지막엔 트럼프의 사진까지 태웠다.

이들이 외운 주문에는 "도널드 트럼프를 묶어 그의 악의적인 정책들이 완전하게 실패하게 해달라"며 "그가 우리의 자유를 뺏고, 우리의 마음을 증오와 혼란, 두려움, 절망으로 채우는 것을 막아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의 하야를 비는 이번 마법 의식은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제안됐다.

의식은 제안되자마자 1만500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마법저항'(#magicresistance)라는 해시태그도 급속도로 확산하며 많은 참가자를 끌어들였다.

주문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했던 자칭 '마법사상가' 마이클 휴스는 BBC방송에 이번 의식은 트럼프를 해하는 것이 아닌 제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가 트위터를 할 수 없게 휴대전화를 부수고, 그가 아무도 해칠 수 없게 어두운 지하에 가두는 것이 이번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휴스는 의식 마지막에 트럼프의 사진을 태우며 그가 진행했던 인기 리얼리티쇼인 '어프렌티스'의 유행어 "유 아 파이어드"(You're fired)를 외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날 때까지 초승달이 기우는 밤이면 계속해서 의식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 의식은 다음 달 26일로 예정됐다.

이런 행태를 두고 미국 개신교 내 보수주의자들은 "수백만 마녀들이 대통령에게 저주를 내렸다"며 이는 영적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논란이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 같은 조롱이 그의 낮은 국정 지지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미국 N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서베이몽키가 함께 지난 13∼19일 미국의 성인 1만1천512명을 대상으로 트럼프의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지지한다는 답변은 43%에 그쳤다.

이는 서베이몽키가 신임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앞서 퓨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는 39%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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