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 혐의 엄마도 입건…아이들 일시보호시설서 보호 중
(광양=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두 살배기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아버지가 2년 3개월 만에 구속되면서 남은 3명의 자녀와 지인이 맡겼던 아기의 거취를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훈육한다며 둘째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A(26)씨의 친자녀 3명과 데리고 있던 지인의 아기 모두 A씨 부부와 격리조치 중이다.
경찰은 지난 20일 A씨를 긴급체포한 뒤 한집에 살던 큰아들(8·만 6세)과 셋째(4·만 2세·여), 지인의 아기(생후 19개월·여)를 아동보호전문기관 일시보호시설에서 보호하고 있다.
태어나자마자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영아원으로 보내진 막내(3·만 1세)는 지역의 한 영아원에서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내 B(21·여)씨도 남편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형사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각자 부모·형제와도 단절돼 현재까지 아이들의 보호자로 나선 친·인척은 없는 상황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A씨 부부와 함께 살던 아이들을 상대로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관련 법상 의무보호 기간인 일주일 동안에는 보호자가 나타나더라도 아이를 데려갈 수 없다.
이후 아이들의 친모나 다른 가족이 양육권을 주장하게 되면 여수시,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 협의 등을 거쳐 아이 양육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아이들을 인계하되 심리상담 등은 계속 받아야 한다.
첫째는 A씨와 전처 사이에서 낳았으며 숨진 둘째 아이부터는 A씨와 B씨가 결혼해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집에 함께 있던 생후 19개월 된 아기의 친모는 홀로 아기를 키우다 경제적인 이유로 B씨에게 몇 주 동안 아기를 부탁했으며 조사가 끝나면 아이를 되찾아갈 수도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친자녀 2명에게서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19개월 된 아기는 얼굴 양쪽 볼에 시퍼런 멍 자국이 발견됐다.
하지만 다른 아동의 학대를 목격한 것 역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며 아이들이 장기간 신체·언어폭력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큰아들은 치료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보호시설 인근의 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다.
부양능력을 갖춘 친·인척 등 다른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아이들은 최장 6개월까지 이 시설에서 머물다가 성인이 될 때까지 위탁가정이나 시설에서 성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2014년 11월 27일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아들(당시 2세)을 훈육한다며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아내 B씨도 두렵다는 이유로 침묵하는 바람에 A씨의 범행은 2년 3개월 만에서야 아는 사람의 제보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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