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예프레모프 1957년작 '안드로메다 성운' 번역·출간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2/26//AKR20170226052200005_01_i.jpg)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옛 소련 SF작가 이반 예프레모프(1905∼1972)의 대표작 '안드로메다 성운'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1957년 발표한 소설이다.
인류 문명이 정신적·물질적으로 거의 완벽의 경지에 오른 수천 년 후의 미래. 제37 성단탐사대 탄트라호는 태양계를 넘어 외계문명 탐사에 나선다. 탄트라호는 '철의 별'의 중력에 이끌려 불시착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탐사대장이자 탄트라호 선장인 에르그를 향한 우주항해사 니자의 짝사랑 이야기도 펼쳐진다.
작가는 '위대한 원'으로 불리는, 다양한 우주문명들의 접촉 통로를 설정한다. '위대한 원'은 인류와 외계 문명이 기술과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인류를 포함한 여러 문명들이 경계하거나 정복을 시도하지 않고 서로를 동반자로 여길 때만 가능한 일이다.
이런 발상에서 엿보이듯 작가는 우주탐사라는 형식을 활용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 미래사회와 인간상을 그렸다. 옛 소련의 공식적 예술형식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틀에 넣고 보면 공산주의 혁명이 완성된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미래사회에서는 인종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 동등하게 대우받으며 일하고 정복과 소유를 향한 열망도 없다. 작가는 등장인물의 강의를 통해 유토피아의 정신적 풍요로움을 말한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2/26//AKR20170226052200005_04_i.jpg)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02/26//AKR20170226052200005_03_i.jpg)
"문화의 수준이 상승하면서 소유의 거친 행복을 향한 열망이나 소유물의 양을 늘리려는 욕구, 급격히 식어서 어두운 불만족만을 남기는 그런 욕망은 약해졌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에게 훨씬 더 큰 절제의 행복, 다른 사람을 돕는 행복, 영혼을 태우는 노동의 진실한 기쁨을 가르칩니다."
'안드로메다 성운'은 우주여행에서 시작해 인류 역사의 발전을 논한다는 점에서 미국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과 SF작가 아서 C. 클라크가 1968년 각각 영화와 소설로 내놓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비견된다. 작가는 철저한 공산주의자였고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공식에도 어느 정도 충실했다. 하지만 작품에서 '공산당의 지도와 영도'를 찬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평생 당의 감시를 받았고 사후 그의 작품들은 출간이 금지되기도 했다.
옮긴이 정보라씨는 "획일적 통제와 억압의 시대에 출간금지조치 등의 탄압을 당했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의 예술적 완성도와 창조력의 깊이를 반증해준다"고 말했다. 아작. 496쪽. 1만4천800원.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