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팔레스타인 20대 청년이 아랍권 최대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자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과 가자지구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26일 아랍권 매체 '아랍뉴스'와 '알아라비야'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야쿠브샤힌(24)이 전날 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중동 위성방송 mbc1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 아이돌'에서 2017년 최종 우승자로 선정됐다.
샤힌의 우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양측 갈등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발표됐다. 최종 라운드에서 샤힌은 또 다른 팔레스타인 참가자인 아미르 단단, 예멘인 암마르 알아자키와 경합한 끝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샤힌의 수상이 TV 중계를 통해 발표되자 샤힌의 고향인 서안 베들레헴의 광장에는 수천명이 모여 환호를 지르며 기쁨을 표시했다.
가자지구에서도 식당과 카페에서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던 다수의 팔레스타인 시청자들이 손뼉을 치며 축하를 보냈다. 택시 기사 수십 명은 가자의 주요 도로를 주행하며 경적을 울렸다.
가자의 한 카페에서 자녀들과 함께 이를 시청한 모하메드 아부 알리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국가적이고 역사적인 날"이라고 감격해 했다.
샤힌은 우승 직후 자신의 어깨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둘렀다.
또 경쟁자였던 아미르 단단, 2013년 '아랍 아이돌' 우승자 모하메드 아사프와함께 자유와 해방, 애국에 관한 팔레스타인 노래를 불렀다.
샤힌은 베들레헴의 작은 아시리아 기독교 공동체 출신이다. 그의 부모는 1948년 전쟁 때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으로 건너간 후 난민 신세가 됐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아들이 이끄는 대표단도 당일 베이루트 mbc 스튜디오를 찾아 격려를 보냈다.
'아랍 아이돌' 프로그램은 원조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형식을 그대로 들여온 것으로 우승자는 바로 스타덤에 오를 만큼 아랍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랍권 전체에서 참가 신청을 받는 터라 국가 대항전 성격이 강해 경쟁이 더 뜨겁다.
최종 승자는 mbc 방송 측과 음반 녹음 계약을 맺고 정식 가수로 데뷔할 기회를 얻게 된다.
서구식 프로그램에 비판적인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정권도 이 프로그램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에는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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