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천여명 反정부 구호 행진…살해배후는 여전히 오리무중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26일(현지시간) 2년 전 피살된 유력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를 기리는 대규모 가두행진이 벌어졌다.
주최 측 추산 약 1만5천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모스크바 시내 푸시킨 광장에 집결해 수 km 떨어진 사하로프 대로까지 행진하며 의문의 피살을 당한 야권 지도자를 기렸다. 시위 행렬 앞에는 반정부 성향 정당 '국민자유당'(PARNAS)과 시민운동 단체 '솔리다르노스티'(연대)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걸었고 참가자들은 러시아 국기와 넴초프 사진, 정부 비판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 등을 들고 행진했다.
플래카드에는 '크림에서의 탄압을 중단하라! 정치범을 석방하라', '푸틴은 전쟁이다'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시위대 주변으론 경찰 병력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가두 행진 시작에 앞서 한 청년이 행렬 앞에 서 있던 PARNAS 의장 미사일 카시야노프에게 다가가 얼굴에 푸른색 잉크를 뿌리는 바람에 행진 시작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 청년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또 '푸틴은 전쟁이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압수하기도 했다.
모스크바시 당국은 이날 가두행진 자체는 허가했으나 넴초프 피살 현장에서의 추모식은 허용하지 않아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초대 보리스 옐친 대통령 시절 제1부총리를 지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정권에서 야권의 반정부 운동을 이끈 넴초프(피살 당시 55세)는 2015년 2월 27일 크렘린 궁에서 불과 200m 정도 떨어진 모스크바 강 다리 위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사건 수사를 맡은 연방수사위원회는 남부 캅카스 출신 5명을 청부 살인 실행자로 체포해 재판에 회부했으나 피고인들은 혐의를 시인하지 않고 있다. 수사당국은 또 아직 청부 살인을 지시한 배후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넴초프 가족과 측근들은 친(親)크렘린계 인사로 푸틴 대통령에 충성하는 남부 체첸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살해를 지시한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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