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적고 기내 쾌적…내달 중순 김포∼제주 비행
(영종도=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대한항공[003490]의 차세대 신형 항공기이자 '꿈의 항공기'(드림라이너)로 불리는 보잉 787-9가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대한항공은 27일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조원태 사장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보잉 787-9 항공기 도입 기념식과 언론 공개행사를 열었다.
대한항공의 보잉 787-9는 일등석 6석, 프레스티지석 18석, 일반석 245석 등 총 269석으로 구성됐다.
기내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넓은 좌석 공간과 탁 트인 시야, 큰 창문이 눈에 들어왔다.
보잉 787-9는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최장 253㎝로 다른 항공기보다 7∼15㎝ 길다.
이코노미석의 경우 앞좌석과 뒷좌석 등받이 간 거리(피치)는 33∼34인치로, A380과 동일하지만 의자가 슬라이딩 방식이어서 등받이를 뒤로 젖히더라도 뒷좌석의 무릎 앞쪽 공간이 훨씬 여유롭다.
창문 크기는 A330 대비 78%, 보잉 777 대비 20% 커졌다. 창문 덮개가 없는 대신 버튼 조작만으로 창문의 투명도를 5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특수 젤이 들어 있는 창에 전류량을 다르게 흘려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 투명도가 변화하는 방식이다.
실제 버튼을 조작해보니 완전히 투명한 창에서 밖이 전혀 보이지 않은 까만 창으로 변하기까지 바뀌는 데 90초가량이 걸렸다.
최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기내 분위기 연출도 가능하다.
이륙, 식사·음료, 취침, 일출·일몰 등 시간과 환경에 따라 기내 조명이 흰색,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등 총 14가지로 바뀐다.
실제 항공기가 비행할 때는 기압, 습도, 소음 등 개선된 기내 환경을 더 확실히 경험할 수 있다.
보잉 787-9는 기압이 한라산이나 지리산 고도(6천ft) 수준으로 기존 항공기(고도 8천ft 수준)보다 높아 장거리 여행 시 승객이 느끼는 피로감이 덜하다.
통상 고도가 높을수록 기압이 낮아져 산소 부족으로 쉽게 피로해진다.
기존 11%였던 습도는 15∼16% 수준으로 높아져 더욱 쾌적하다. 특수한 엔진 덮개 기술을 적용해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이 다른 기종 대비 60% 이상 적다.
대한항공은 보잉 787-9를 운용하면 연료효율과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항공기는 무게 기준으로 탄소복합소재가 50%, 알루미늄 합금이 20% 사용돼 성능이 향상되고 동시에 무게가 줄어 연료효율이 개선됐다.
다른 기종과 비교하면 좌석당 연료효율이 20% 높고 탄소배출은 20% 적다.
날개 끝에 달려 항력을 감소시키는 대표적 장치인 레이키드 윙 팁(Raked Wing Tip)을 비롯해 보잉 787 항공기의 6가지 핵심 부품은 대한항공이 직접 제작했다.
특히 항속 거리가 길어 적은 좌석으로도 모든 장거리 노선을 운항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사 입장에서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의 보잉 787-9는 국내에서 무선국 인가, 시범비행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친 뒤 3월 중순부터 김포∼제주 노선에 투입된다. 6월에는 캐나다 토론토 노선에서 첫 국제선 비행을 시작한다.
대한항공은 2019년까지 이 항공기를 총 10대 도입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페인 마드리드 등 여행 수요가 많은 국제선에 띄우거나 새로운 장거리 목적지를 개발할 때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