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서울 신용산역 역무원의 눈썰미가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에서 시민의 재산 3천만원을 지켜냈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달 23일 오후 3시15분께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역무실로 들어왔다.
이 여성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됐다면서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당시 근무자 역무원 신재곤 과장은 이 여성이 얼굴이 하얗게 질려 안절부절못하고 전화기를 놓지 못한 것을 수상히 여겼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겠다고 생각한 신 과장은 여성에게 '일단 차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시라'고 권한 뒤 자리에 앉혔다.
그리곤 혹시 도움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여성은 전화를 끊지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다 한참 뒤 쪽지에 '도와주세요'라고 적었다.
쪽지를 건네받은 신 과장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용산경찰서 형사들이 출동했고, 전화기 너머로 이상한 낌새를 챈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전화를 끊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여성은 '통장이 범죄에 이용됐다'며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현금 3천만원을 인출해 신용산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사기단은 중간에 여성이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전화를 끊지 말라'고 협박하며 2시간 동안 통화를 이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 과장은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어 지하철 직원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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