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파 매티스, 백악관 보수계 인사 리스트 거부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짐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백악관 측과 이견으로 국방부 고위직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장관은 정치색을 배제한 능력 위주 인선을 고집하고 있으나 백악관이 반대하면서 현재 부장관, 차관, 차관보 등 국방부 고위직 인선이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군전력 재건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국방은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을 지닌 매티스 장관이 자신만의 팀 구성을 고집하면서 미 정부 내에서 가장 방대한 부서 가운데 하나인 국방부 인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미셀 플루노이 신미국안보센터(CNAS) 이사장을 고위직에 등용하고 아울러 그가 이끄는 CNAS 팀원들을 발탁하려 하고 있다. CNAS는 진보적이면서도 강경 성향의 싱크탱크이다.
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관리를 역임한 반(反) 트럼프 성향의 메리 베스 롱도 매티스의 인사 물망에 올라있다.
반면 보잉사 중역 출신으로 트럼프 정권인수에 참여한 보수계 '스타' 미라 리카델을 비롯해 백악관이 제시한 다수의 인사명단을 거부하고 있다.
WSJ은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닌 지휘체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매티스 장관이나, 예산이나 인사 분야에서 신뢰하는 인사를 배치하길 원하는 백악관의 입장 모두 타당하다면서 그러나 양자 간의 대립이 초래하는 장단기적 피해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국방부가 아직 전력 개선에 소극적이었던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의 영향력 하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의회가 요구하는 국방비 증액을 다른 정책 사안과 연계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스티븐 헤저 의회담당 차관보를 그 대표적 인물로 지목했다.
WSJ은 특히 매티스 장관이 앞으로 자신의 정책을 관철하기 위해 그가 가진 모든 정치적 자산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사 논란으로 백악관과 마찰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매티스 장관은 소신과 강직함을 지녔지만 인사 투쟁을 거치면서 지위가 약화할 수 있다면서 지금 미국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강력함을 갖춘 국방장관을 필요로하고 있다고 WSJ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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