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찾아온 '바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제주 '긴장'(종합)

입력 2017-02-27 15:34  

또 찾아온 '바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제주 '긴장'(종합)

2년 전 중국 남부 해역서 대거 유입 피해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27일 오후 넓은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로 많은 사랑을 받는 관광지인 제주시 조천읍 함덕서우봉해변.





서우봉 아래 모래밭에는 괭생이 모자반이 한가득 쌓여 해초 썩은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해안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서우봉을 오르는 관광객들도 "이게 무슨 냄새지?" 하며 코를 쥐어 잡거나 미간을 찌푸렸다.

제주시에 따르면 최근 들어 조천읍, 구좌읍, 애월읍 등 관내 일부 해변이나 포구에 괭생이모자반이 밀려왔다.

함덕서우봉해변 일대에 10∼15t, 구좌읍 김녕∼월정 해안 일대에 2∼3t 정도 몰려온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현재 지도선이 해상에 괭생이모자반이 떠다니는지 시찰하고 있고, 각 읍·면사무소에서도 해변에 괭생이모자반이 몰려온 곳이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함덕서우봉해변의 경우 조천읍에서 자체적으로 포크레인과 차량을 동원해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우려할 만큼 유입된 건 아니지만, 계속 예찰을 벌이면서 상황을 파악해 많은 양이 몰려오게 되면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괭생이 모자반은 잎이 가늘고 긴 모자반과의 해조류다. 제주 토속음식인 '몸국'을 만드는 참모자반과는 달리 먹을 수 없다.

주로 봄철 제주도와 서·남해안에 유입돼 해수욕장 경관을 훼손하고 악취를 일으킨다. 또한 선박 스크루에 감겨 조업과 항해에 지장을 주고 해상양식장 등에 걸려 시설과 양식물을 파손하는 등 여러 피해를 줘 '바다의 불청객'으로 불린다.

특히 2년 전인 2015년에는 괭생이모자반이 대거 유입돼 제주 북부 해안이 몸살을 앓았다. 당시 중국 남부 해역에서 발생한 괭생이모자반이 해류를 따라 이동, 전남·제주 해역에 약 2만t이 유입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당시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동중국해 연안에서 발생한 모자반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 중국 남부 해역에서 발생한 괭생이모자반이 유조(流藻·암반에 붙어 서식하던 해조류가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떨어져 나와 바다 표층에 떠다니는 것)를 형성해 흘러온 것으로 분석했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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