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특검·탄핵으로 난장판", 安 "선관위, 공정경쟁 관리 믿는다"
'탄핵전 방송토론 불가'에 불만 여전…李 "왜 TV토론 안되나"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선관위가 내놓은 예비후보 합동토론회 일정을 두고 대선주자들이 벌이고 있는 신경전이 27일 특검연장 문제로 인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습이다.
27일 오후 당 선관위 부위원장인 김상희 의원은 안희정 충남지사 측 정재호 의원과 이 시장 측 김병욱 의원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최성 고양시장 측 대리인도 참석했다.
김상희 의원은 "오늘은 가볍게 소통하는 자리였다. 토론 횟수와 시기, 방식 등 주제들에 대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핵 이전 인터넷 토론을 추가하자는 당의 제안에 후보자들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특검 연장과 탄핵심판 등 사안을 고려, 대규모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예정된 오는 3월1일 이후 토론회 절차와 관련한 논의를 다시 이어가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론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주자들이 선거운동에만 주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 캠프의 신경민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특검 연장과 탄핵심판을 두고 하루하루 난장판인데, 후보들이 나와서 얘기를 해봤자 당에 보탬이 안될 것"이라면서 "(토론회 등 경선룰에 대해) 당 선관위에 일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토론회 문제를 비롯해 '역선택'을 조장하는 이들을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당 지도부에 불만을 나타냈던 안 지사 측도 이날은 직접적인 이의제기를 자제했다.
안 지사는 이날 사무금융노조 간담회 후 토론회 일정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제가 다른 평가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 당 선관위가 공정한 경쟁, 효과적인 경선을 위해 잘 관리해줄 거라 믿는다. 당 선관위에 신임을 보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이 탄핵 선고 이전 방송토론 일정을 잡지 않은 것에 대한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의 불만은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시장 측과 이미 공동대응을 하고 있다. 당이 협의를 더 진행하기를 원한다"면서 "당이 좌고우면하지 말고 촛불민심을 경선 과정에 녹여낼 수 있을지만 생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이날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직접 "라디오 인터넷 토론은 되는데 왜 TV토론은 안된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이 시장 측은 탄핵안 인용에 따른 조기대선시 당내 경선이 4차례 전국순회만으로 마무리될 예정인 만큼 승부가 판가름날 수 있는 호남 첫 경선 전에 토론회를 최대한 많이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당이 아름다운 경선을 치르고, 경선결과에 모두가 승복한 이후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면서 "최소한 탄핵 전까지 1회 정도는 방송 생중계하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은 전날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특검 연장 방안이 마련되는 3월1일 이후 당 선관위를 면담하는 등 공조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시장이 최근 추미애 당대표에 토론회 관련 요청을 하려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과 관련, 이날 추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답답한 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요즘 탄핵완수와 특검연장에 대한 국민 탄원문자가 폭증해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저의 부족을 메울 수 있는 공당의 시스템을 활용해주시면 좋겠다. 유감이지만, 당과 후보님들 사이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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