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사관 앞 소녀상 함부로 철거 못한다…공공조형물로 관리

입력 2017-02-28 06:15   수정 2017-02-28 15:24

日 대사관 앞 소녀상 함부로 철거 못한다…공공조형물로 관리

종로구, 관련 조례 개정…관리 대장 작성·연 1회 이상 상태 점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이르면 올해 4월부터 서울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평화의 소녀상)이 종로구 공공조형물로 관리된다. 소속 자치구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소녀상이 함부로 철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로구 도시공간 예술 조례' 개정안이 지난해 구의회에 제출돼 이르면 올해 4월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될 전망이라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은 '불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관의 관리를 받지도 못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었다.

소녀상은 2011년 당시 여성가족부가 관할 종로구에 협조를 구했고, 구 역시 '외교통상부 의견을 수렴한 후 건립을 지원하겠다'고 회신함으로써 설치됐다. 즉 종로구 도로변에 설치한 그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관련 규정이 모호해 구가 적극적으로 관리에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도로법 시행령 55조는 전주·전선·수도관·주유소·철도·간판·현수막 등 점용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공작물·물건의 종류를 규정하는데, 소녀상 같은 조형물은 이 항목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우리가 점용 허가를 할 수 있는 규정상의 공작물 유형에 소녀상은 해당하는 게 없어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례 개정안은 이 같은 규정의 공백을 없애고자 '공공시설에 건립하는 동상·기념탑·기념비·환경 조형물·상징 조형물·기념 조형물' 등을 '공공조형물'로 분명하게 정의하고, 구가 이를 관리하도록 못 박았다.

구체적으로는 ▲ 관리대장을 작성·비치·제출 ▲ 공공조형물 주변 환경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 ▲ 훼손된 경우 보수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보수에 장기간이 소요될 때는 안내판 등 설치 ▲ 그 밖에 공공조형물 관리에 필요한 사항 등 관리를 하도록 했다.

또 주관 부서에서 연 1회 이상 상태 점검을 할 수 있는 조례상의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공공조형물을 이설하거나 철거해야 할 때는 건립 주체에게 이를 통보하고, 종로구 도시공간예술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르도록 규정했다. 소녀상을 철거할 때도 함부로 철거하는 일이 빚어지지 않도록 일종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구 관계자는 "소녀상의 경우 이설·철거하려면 건립 주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먼저 통보한 뒤 구 도시공간예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례 개정안은 4월 구의회 회기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심의 과정에서 일부 변경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유지되리라는 관측이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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