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사전 모의? 한꺼번에 터트리고…그래야 한방에…"

입력 2017-02-27 19:30  

고영태 "사전 모의? 한꺼번에 터트리고…그래야 한방에…"

최순실 변호인, '고영태 파일' 기획 폭로 정황 추가 공개

검찰 "사적인 대화…공소사실과 무관"…대화에 '검사' 등장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 측이 자신의 최측근이었다가 갈라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지인들과 국정농단 의혹을 '기획 폭로'한 정황이라며 녹음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최씨 변호인은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재판에서 고씨의 지인(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파일에 따르면 고씨는 김씨에게 "사전 모의하는 거야?"라며 "무슨 작전모의냐"고 묻는다.

김씨는 이에 "A(기자)가 양날의 칼이니, 그 검사 만나서 얘기하면 어떻겠냐고…"라며 "우선 그쪽 검사 얘길 들어보고 그게 확실하다고 하면 A 제껴두고 어느 정도 선을 긋고 만나야지"라고 답한다.

최씨 변호인은 "고씨는 A기자, 김수현과 모의해 언론을 통해 현 정권의 비리를 폭로한 의인으로 (조작)하려 한다"며 "이걸 검사와 사전에 모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작전모의' 부분은 류상영과 김수현이 만나거나 대화하는 모습을 고씨가 목격했다는 것"이라며 "검사를 만난다는 주체도 류상영"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이 공개한 파일에 따르면 고씨는 광고감독 차은택씨에 대한 의혹을 한 번에 터트리길 원했던 것으로도 나온다.

고씨는 김씨에게 "좀 더 강한 게 나왔을 때 나는 그때 한꺼번에 터트리고 싶단 말이야. 그래야 한 방에 죽일 수 있는 거지"라고 말한다.

또 "이렇게 찔끔찔끔 흘려봤자 도망갈 기회…차(은택) 감독이 이미 검사한테 이야기해서 다 빠져나갈 구멍을 해놨어요"라고도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 크게 터트릴 수가 있어. 그 공을 A한테 돌리고 싶은 생각은 없고…"라고 덧붙인다. A기자와 접촉을 하면서도 자신이 나름대로 의혹 폭로 과정에서 키를 쥐고 싶어 한 측면이 읽히는 대목이다.






변호인은 A기자와 김씨 사이의 대화도 공개했다.

A기자는 김씨에게 "영태가 아무 이야기 안해?"라고 묻고는 "지난주 금요일에 만나서 내가 어떻게 간다고 이야기를 해 줬다. 상의해보고 알려줘"라고 말한다.

변호인은 "A기자와 김수현이 어떤 방식으로 (폭로) 론칭을 원하는지 상의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변호인이 공개한 녹음들에 대해 "사적인 대화에 불과하다"며 "공소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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