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민자들의 대량 유입 탓에 이탈리아에서 극단주의에 빠진 개인에 의한 테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탈리아 정보 기관은 27일 국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탈리아에서 (이슬람)극단주의에 물든 개개인이 시리아나 이라크에 가기보다는 이탈리아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탈리아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즘의 도전에 확연히 노출돼 있다"며 "대규모 이민자들의 유입으로 이탈리아에 존재하는 외국인 공동체가 압박을 받고, 이탈리아에서의 좌절된 기대와 고통스러운 상황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증오는 극단주의 이슬람의 범죄와 일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 독일 등 인접 유럽 국가와는 달리 아직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의한 직접적인 테러 공격을 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년 12월 독일 베를린 트럭 테러범인 아니스 암리가 도주 중 이탈리아에서 경찰에 사살된 사건은 이탈리아가 더 이상 테러의 안전 지대가 아님을 보여줬다.
특히 튀니지 출신의 암리가 2011년 '아랍의 봄' 직후 배편으로 이탈리아에 들어온 뒤 이탈리아에서 범죄를 저질렀고, 이후 시칠리아 교도소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든 것이 베를린 테러의 단초가 된 사실이 드러나 이탈리아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한편,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이는 우리 정보 기관이 테러 위협을 적발하고, 예방하며, 테러에 맞서 싸울 역량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젠틸로니 총리는 "위협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되, 문을 닫는 것으로 대응하면 안된다"며 안전을 위해 자유를 희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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