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산문·시 부문 6명 시상…스테파쉰前총리 "한국, 진정한 친구 모습 보여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한국 기업 롯데가 러시아에서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한 '푸슈킨 신인문학상'을 제정했다.
롯데 러시아 현지 법인 '롯데루스'(대표 양석 부사장)는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신인문학상을 제정한다고 발표했다.
문학상 이름은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자 근대 문학 창시자로 칭송받는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슈킨(1799~1837)의 이름을 땄다.
이날 문학상 제정 발표 회견장에는 러시아 도서협회 회장인 세르게이 스테파쉰 전(前) 총리, 대통령 국제문화협력 특별대표 미하일 슈비트코이 전 문화부 장관, 블라디미르 그리고리예프 출판·매스미디어청 부청장과 박노벽 주러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문학상 제정을 주도한 양 대표는 "러시아 내 최대 투자 한국 기업으로 현지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찾던 중 신진작가 발굴을 위한 제대로 된 문학상이 없다는 것을 알고 푸슈킨 신인문학상을 제정하게 됐다"면서 "2013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단지 내에 푸슈킨을 기념하는 동상을 세운 것도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문학상 제정을 통해 러시아 문학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푸슈킨 신인문학상 수상자가 노벨상을 타게 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라고 설명했다.
문학상 감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스테파쉰 전 총리는 "서방제재 등 러시아를 둘러싼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진정한 친구이자 파트너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롯데의 푸슈킨 문학상 제정은 이를 증명하는 아름다운 징표"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푸슈킨 문학상은 산문과 시 두 분야에 걸쳐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 장려상 3명씩 6명을 매년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신청자는 15~35세 사이의 젊은 작가들로 제한했다.
최우수상 수상자에겐 120만 루블(한화 약 2천400만 원), 우수상 수상자에겐 70만 루블, 장려상 수상자에겐 50만 루블의 상금이 지급된다. 수상자의 작품들은 유명 출판사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수상작은 1차 검토 작업을 하는 전문위원 7명과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는 심사위원 7명의 철저한 검토와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심사위원들은 현직 작가와 시인, 문학비평가 등으로 구성됐다.
현직 작가이자 문학비평가로 심사위원장을 맡은 파벨 바신스키는 제1회 수상자 선정 일정과 관련 "오는 4월 17일까지 신청을 받고, 5월 16일까지 1차 관문을 통과한 20개 이하 작품들로 이루어진 쇼트 리스트를 공개한 뒤, 푸슈킨의 생일인 6월 6일 최종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1997년 모스크바에 '롯데 루스' 현지 법인을 개설한 뒤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주(州)에 제과공장을 짓고 모스크바 시내 최고 중심가에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을 세워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러시아에 투자해 왔다.
롯데에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2003년 '톨스토이 문학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해 오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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