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반군 "우리가 투우장 폭탄 공격"…평화협상 '먹구름'

입력 2017-02-28 06:22  

콜롬비아 반군 "우리가 투우장 폭탄 공격"…평화협상 '먹구름'

ELN, 군 순찰대·송유관 공격도 주장…정부 "갈등 줄여야 정전 이뤄질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상 중인 제2 반군 민족해방군(ELN)이 최근 발생한 투우경기장 폭발 공격의 배후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평화협상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엘 티엠포 등 현지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LN은 전날 밤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의 도시 게릴라 조직이 최근 수도 보고타에 있는 투우경기장 인근에서 발생한 사제폭탄 공격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보고타의 라 마카레나 지역에 있는 산타마리아 투우경기장 인근에서 사제폭탄이 터져 경찰관 1명이 치료를 받다가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시민 2명이 다쳤지만, 부상자의 대부분은 경찰이다.

사건 초기에는 투우경기장 인근에서 반대 시위를 막으려고 준비 중인 경찰관들을 표적으로 한 점 등으로 미뤄 투우 경기 허용 반대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에 경찰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데다 원격조정 등으로 폭발이 이뤄진 점 등으로 미뤄 폭탄 공격의 배후 세력으로 ELN을 의심했다.

ELN은 또 지난 14일 콜롬비아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군 순찰대에 대한 공격과 카노 리몬 코베나스 원유 송유관 폭탄 공격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ELN이 이런 공격에 굴복해 정부가 정전을 선언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판이라고 비난했다. ELN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를 공격, 사회불안을 조장하는 전술을 쓰고 있지만 진정한 내전 종식 의지가 없으면 평화협상의 진전을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ELN과의 평화협상을 이끄는 후안 카밀로 레스트레포는 트위터에서 "ELN이 갈등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을 때 정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반세기 넘는 내전을 끝내기 위해 작년 11월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일부터 에콰도르 수도 키토 인근에서 ELN과도 공식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와의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북동부를 거점으로 한 ELN은 FARC가 결성된 1964년 쿠바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자와 학생이 주축이 돼 조직됐다. 현재는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남아있으며 연방주의적인 지휘 체계 아래 운영되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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