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27일(현지시간) 미국 11개 주(州)에 걸쳐 유대인 학교와 주민회관에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협박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폭발물 탐지견 등을 앞세워 샅샅이 살핀 결과 다행히 폭탄 위협은 모두 가짜로 판명 났다.
미국 공영방송 NPR에 따르면, 북미대륙 유대인주민센터연합은 앨라배마와 델라웨어, 플로리다, 인디애나, 메릴랜드, 미시간, 뉴저지,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 11개 주의 유대인 학교와 유대인 주민센터에 폭탄 협박이 있었다"면서 "폭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대부분 기관이 현재 정상 운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유대인주민센터연합을 겨냥한 모든 폭탄 위협은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미시간 주 한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앤아버 경찰은 가방에 폭탄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공조 수사를 펴고 있다.
유대인 차별 철폐 운동 단체인 ADL도 스테이튼 섬에서 3곳, 뉴저지 주와 롱 아일랜드, 웨체스터에서 각각 1곳 등 뉴욕 시 일원에서 폭탄 신고를 받았다면서 마이애미 등 여러 곳에선 유대인 학교를 겨냥한 폭탄 위협이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에만 두 달 사이 유대인 주민센터를 겨냥한 폭탄 테러 위협만 수십 차례 신고됐으며 이날처럼 각 지역에서 동시 다발성 협박만 최소 다섯 차례에 이른다고 NPR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래 미국에서 이민자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배척하는 분위기를 타고 유대인을 공격 표적으로 삼는 반유대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유대인 묘지에서 150기의 비석이 훼손된 데 이어 1주일 만인 26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 유대인 묘지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수사 당국은 반달리즘(공공기물 파괴 행위)으로 보면서도 유대인 증오범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숱한 협박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하자 유대인주민센터연합은 "미국 법무부, 국토안보부, FBI, 백악관, 의회, 지역 경찰이 반유대주의의 재앙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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