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국전 패배 후 마운드에 태극기 꽂힌 영상 등 보며 우승 다짐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일본 야구대표팀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식에서 과거 대회의 굴욕적 장면을 모은 영상을 함께 보며 세계 정상탈환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일본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스포츠전문 매체 산케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일본 WBC 대표팀은 27일 후쿠오카시의 한 호텔에서 대회 출정식을 했다.
1천여 명의 팬도 함께한 이 날 행사에서 고쿠보 히로키 일본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은 젊고 결속력이 좋다"면서 "반드시 세계를 제패하고 팬 여러분에게 보고하겠다"고 대회 우승을 맹세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눈길을 끈 것은 지난 대회의 상징적 장면을 정리한 '동기부여 비디오'였다.
2분 10초 분량의 영상에는 2009년 제2회 우승 등 일본이 기뻐했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본야구 굴욕의 역사가 차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산케이스포츠는 팬 참여형 이벤트에서 부정적 요소를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중에는 2006년 제1회 대회 2차 리그에서 한국에 패한 뒤 마운드에 태극기가 꽂힌 장면도 있었다. 당시 한국대표팀 투수 서재응 등이 승리 후 마운드로 올라가 태극기를 꽂던 모습은 한국 팬들에게는 아직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이다.
영상에는 일본이 2013년 대회 푸에르토리코와 준결승에서 이중도루 실패로 추격 기회를 날리던 장면도 있다.
고쿠보 감독은 "지금 본 영상에 있는 것처럼 여기 모인 우리에게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그 분함을 풀겠다는 굳은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고쿠보 감독 또한 자신이 대표팀을 지휘한 2015년 프리미어 12 대회 때 한국과 준결승에서 선발 오타니 쇼헤이(닛폰햄 파이터스)의 호투로 8회까지 3-0으로 앞서가다 9회에만 넉 점을 내주고 역전패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는 "나 자신도 프리미어 12에서 분패가 제일 마음에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다음 달 개막하는 올해 WBC에서 한국과 일본은 2라운드에 진출하면 도쿄돔에서 맞붙는다.
hosu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