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육군3사관학교는 28일 오후 경북 영천에 있는 학교 충성연병장에서 제52기 생도 졸업식을 한다.
이번 졸업식에는 1968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선발된 여생도 18명이 정예 장교의 힘찬 출발을 알렸다.
4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학한 여생도들이 화제가 됐다.
독립운동가 외증조부와 6·25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의 뜻을 이은 생도와 부녀 동문, 오누이 동문 등이 눈길을 끌었다.
윤지인(28·보병) 생도는 일제 강점기 당시 대한광복회에서 활동한 손기찬 독립운동가의 외증손녀다. 6·25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의 뜻을 잇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3사관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윤 생도는 "어머니도 군인의 길을 가고 싶었다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외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숭고한 뜻을 잇고 어머니의 꿈을 대신 실현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3사 생도가 된 조현정(27·부친 예비역중령 조병천)·이지혜(26·예비역소령 이주식)·김명은(26·예비역소령 김희재) 생도, 3사 출신 오빠와 같은 길을 걷게 된 남송미(24·대위 남솔찬) 생도도 눈에 띄었다.
육군 관계자는 "3사관학교의 첫 여생도 졸업은 육군이 장교 양성과정의 마지막 문호를 여성에게 개방한 이후 우수 여성인력을 확보하고 여군 역량 발휘의 디딤돌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장교로 먼저 임관해 군 선배가 된 쌍둥이 동생을 따라 여군 장교에 도전한 김가현 생도(28·재정)의 사연도 남달랐다.
2년 전 학군후보생이었던 쌍둥이 동생 김가연 중위(학군 53기·17사단 기갑기계화분석장교)의 권유로 3사관학교 여생도 모집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
김가현 생도는 "군 선배인 쌍둥이 동생과 함께할 멋진 장교생활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쌍둥이 형제 사관생도와 병·부사관 생활을 거쳐 장교의 길을 걷게 된 생도들도 화제가 됐다.
일란성 쌍둥이인 박진수(24·공병)·박동수(24·공병) 생도는 나란히 대구 경원고를 졸업했고 3사관학교에서도 모범적으로 생활하며 졸업의 영예를 나눴다.
형제는 "장교가 길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서로 의지하며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같은 해, 같은 날 태어나 함께 해 온 우리가 공병장교로 함께 장교의 길을 나서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정권(27·정보통신) 생도는 육군30사단에서 병·전문하사를, 김정연(27·방공) 생도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병·부사관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장교의 꿈을 꿨다. 두 생도는 병·부사관 생활을 거쳐 장교로 다시 새롭게 출발해 군번을 3개 보유한 이력을 갖게 됐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김석환(25·보병) 생도가 대통령상을, 이종현(24·기갑) 생도가 국무총리상을, 박면호(24·공병) 생도가 국방부장관상을 각각 받는 영예를 안았다.
졸업한 484명의 생도는 2014년 입학 이후 2년 동안 전공과목과 군사학 교육과정을 동시에 이수하고, 문학·이학·공학사 등 각자의 전공학위와 군사학 학위를 취득했다.
다음 달 8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리는 합동임관식에서 소위로 임관하며, 각 병과학교에서 16주간의 초등군사교육을 이수한 후 6월에 전후방 각급 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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