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태극기 행진…'태극기 집회'로 비치면 어쩌나 고민

입력 2017-02-28 10:20  

보신각 태극기 행진…'태극기 집회'로 비치면 어쩌나 고민

종로구, 오해 피하려 태극기 대체 상징물 사용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3·1절을 맞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태극기 달기를 독려하는 서울 자치구들이 때아닌 고민이다.

매년 치르는 행사지만,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태극기 집회'를 열면서 '태극기 행진'이 정치적인 행사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종로구는 다음달 1일 인사동 남인사마당 야외광장에서 제98주년 3·1절 기념식을 연다.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 소개, 독립선언서 낭독, 3·1절 노래 합창, 만세삼창 등 순으로 진행한다.

행사 마지막 순서는 '태극기 물결행진'이다.


남인사마당을 출발해 타종 행사가 열리는 보신각까지 약 600m를 행진한다. 이때 참석자 전원이 손에 태극기를 들고 흔들며 3·1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행진에는 청소년·시민 등 1천명 가까이 참석할 것으로 구는 예상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실무 부서에서 태극기 행진이 혹시 '태극기 집회'로 오해받거나 이미지가 겹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태극기 말고 다른 상징물을 사용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달기 운동에 적극적인 강남구 등 일부 자치구도 태극기 관련 민원으로 당혹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일부 주민이 '구청이 나서서 태극기 운동을 하는 이유'를 묻거나 태극기 게양을 독려하는 방송 등에 '시끄럽다'며 민원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하면서 3·1절을 기념해 서울 곳곳에 걸리는 태극기가 일부 장소에서 정치적으로 해석되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광복회도 최근 정치 집회에서 태극기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광복회는 27일 입장 자료를 내고 "3·1절을 맞아 국민 스스로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3·1 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 엄숙한 마음으로 존엄성을 가져주기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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