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고리로 연대 모색…바른정당 지도부 총출동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경제토론회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였다.
세 사람은 이날 동반성장국가혁신포럼과 유승민 의원실 주최로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경제 길을 묻다 - 김종인이 묻고, 정운찬·유승민이 답하다'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경제의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해법을 모색했다.
김 전 대표가 좌장격으로 사회를 맡았고 정 전 총리와 유 의원이 토론자로 참석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표면적으로는 세 사람 모두 경제학자로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경제정의를 주창해온 공통점이 있으며, 유 의원과 정 전 총리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10년 선후배 사이다.
유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군 제대 후 복학해서 조순 선생님 수업을 들었는데 기말고사 때 정운찬 총리께서 들어오신 기억이 난다"며 정 전 총리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한편으로는 김종인 전 대표는 '제3지대'를 모색하는 대표적인 인물이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 전 총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이에서 종착지를 고민 중이다.
또 유승민 의원은 '범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만큼 이날 토론회가 향후 경제정책을 고리로 한 연대의 포석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세 사람은 저성장과 심각한 양극화, 성장동력의 상실 등 한국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각자의 해법을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재벌해산과 동반성장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박정희식 불균형 성장정책의 뿌리이자 과실인 재벌경제체제를 해산하고 동반성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동반성장은 대·중·소 기업과 남녀, 정규·비정규직이 상생으로 나아가는 사회작동원리이자 국정운영 원칙"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경제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혁신성장을 주장했다.
유 의원은 "재벌이 주도하는 성장을 끝내고 창업·벤처 등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나라로 가야한다"며 "재벌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한 운동장으로 만들어 줘야 혁신 기업가 정신이 꽃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도 재벌개혁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대표 발의한 경제민주화법안(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김 전 대표는 "88년 정치 민주화 이후 6번의 대통령을 뽑았지만 모두 재벌에 의해 농단 당한 대통령이었다"며 "재벌문제를 해결하려면 각종 법안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런 법안이 국회에서 잠만 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바른정당 정병국 당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전원과 국회의원 10여 명이 참석했고 민주당에서는 변재일·김성수·최명길·이언주 의원이 참석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른정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을 두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놓고 고심 중인 정 전 총리 모시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총리는 이미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주요 인사와 수차례 접촉해 입당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정 전 총리께서 우리 당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결심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바른정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정 전 총리를 예우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바른정당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은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이 경제 논의만 하기로 했다"며 확답을 피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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