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사장단 회의·대관 업무 폐지…기부금 이사회 승인 의무화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삼성이 28일 오후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구속사태에 즈음한 전면적인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쇄신안 발표를 통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의 공식해체를 선언하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959년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한 미전실은 5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또 계열사를 총괄하는 선단식 경영을 해온 삼성이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를 표방함에 따라 이제는 '삼성그룹'이란 이름도 더이상 쓸 수 없게 됐다.
삼성은 미전실의 기능은 모두 계열사로 이관하되, 대관 조직을 폐지하고 관련 업무도 아예 없애기로 했다.
미전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비롯해 7개 팀장은 모두 사임한다.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승마협회장) 역시 삼성전자와 승마협회에서 모두 물러나고 승마협회에 파견된 임직원들 역시 소속사로 복귀하기로 했다.
삼성은 또 외부 출연금과 기부금의 일정 기준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후 집행하기로 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10억원이 넘는 기부금이나 후원금, 출연금을 낼 때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으며 이 같은 방침을 전 계열사로 확산할 방침이다.
앞으로 삼성은 3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032830], 삼성물산[028260]을 중심축으로 유관 계열사들이 함께 주요 사안을 조정하는 방식의 자율경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권한이 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미전실이 주도했던 그룹 사장단 회의와 연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간부 승격자 교육, 신입사원 연수 등의 행사도 모두 없어진다.
그룹 신입사원 공채는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전환될 전망이다.
현재 미전실 소속 임직원 200여명은 삼성전자·생명·물산 등 3개 주력 계열사로 이동, 미전실 업무 인수인계 등을 거친 후 원소속사나 다른 계열사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 직속 조직인 미전실은 1959년 이병철 창업주 시절 회장 비서실에서 출발해 1998년 구조조정본부, 2006년 전략기획실, 2010년 현재의 미전실로 이름을 바꿔가며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왔다.
계열사들의 현안을 직접 챙기고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 '임원 승진을 위한 필수코스'로 여겨졌지만, 대외 로비와 총수 일가의 승계 지원 등의 업무로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국민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미전실을) 없애겠다"고 직접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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