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점심값 내실거죠?" 묻자 洪 "위원장 것은 제가 내겠다" 화답
(서울·창원=연합뉴스) 황봉규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경남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인 위원장이 이날 경남도당 당원 연수차 창원을 방문하는 기회에 창원에 머무는 홍 지사와 만난 것이다.
이날 회동은 지난 16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 홍 지사가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 속에 성사된 것이다.
특히 홍 지사는 "한국당은 우파 진영의 본산"이라며 출마시 한국당 주자로 뛸 것임을 예고했지만 비리 혐의로 기소시 자동으로 당원권이 정지되는 당헌ㆍ당규가 출마의 족쇄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국당 내에서 홍 지사가 출마한다면 경선 흥행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당원권 회복에 긍정적인 기류임을 감안하면 이날 회동은 홍 지사의 출마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인 위원장은 홍 지사보다 3분가량 먼저 오찬 장소에 도착했고, 홍 지사는 인 위원장을 보자 허리를 굽혀 깍듯하게 인사하며 두 손으로 인 위원장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당원권 회복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점심 밥값'을 놓고 의미심장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인 위원장이 먼저 "오늘 점심은 지사님이 내시는 거죠?"라고 묻자 홍 지사는 "저는 모시고 싶은데 '김영란법'에 해당 안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박맹우 사무총장이 "제가 냅니다"라고 말하자 인 위원장은 재차 "지난번에 점심 한 번 내라고 말씀 드렸거든요"라고 받았고, 홍 지사는 "인 위원장 것은 제가 내겠다", "오늘 저녁을 모시겠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인 위원장은 무죄 선고 당일 홍 지사와 통화했다고 소개한 뒤 "(홍 지사가) 당원권 말씀을 하길래 그래도 '맨입으로는 안된다. 점심은 사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홍 지사 측 한 인사는 경상남도 한국당 도의원들이 지난 27일 홍 지사의 당원권 회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고 넌지시 언급했고, 인 위원장이 즉답은 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것이 한 참석자의 전언이다.
홍 지사는 인 위원장 취임 이후 개명한 '자유한국당'이라는 당명이 아주 마음에 들고, 당명 여론조사 때 홍 지사의 부인은 인 위원장이 제안한 '보수의 힘'을 찍었다는 일화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억울했던 부분과 현재 야당이 앞서가는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전반적인 기류는 홍 지사가 출마를 해 당의 활력에 보탬이 되길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 측은 "감이 서서히 무르익듯이 이심전심 속에 당원권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경남 국회의원들도 조만간 당원권 회복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에는 한국당 대선주자로 나선 안상수·원유철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비롯해 경남 출신인 박완수 비대위원과 김성찬·이주영·엄용수 의원 등 2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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