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크레인 철거 등 계기 희망…"공영개발해 국민관광지 만들어야"
(통영=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정부의 남해안 개발계획 최대 수혜지는 바로 통영이 될 겁니다."
정부가 지난 27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남해안 발전거점 조성방안' 가운데 폐조선소 부지 관광자원 활용 방안을 제시하자 통영시와 시민들이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1일 통영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폐조선소를 정리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 개발하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방안은 시가 추진중인 도남동 휴·폐업 조선소 정리 방향과 딱 맞아떨어진다.
시는 도남동 일대 휴업중이거나 폐업 조선소들 처리 방안을 놓고 고민중이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시민이나 관광객들은 통영항에서 바다 건너 보이는 27개의 크고 작은 크레인이 관광도시 통영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선 산업 몰락을 상징하듯 가동을 멈춘지 수년째가 된 이들 크레인은 '흉물'이 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시는 크레인 철거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 등과 함께 한국야나세 통영조선소와 신아sb, 해진을 찾아 구조물 부식 및 노후화 정도, 볼트 등 고정 상태, 크레인 이외의 안전시설물 안전상황 등을 둘러봤다.
하지만 크레인은 여전히 '안전에는 문제없음'으로 판명됐다.
이에따라 이들 조선소 및 채권단에 크레인 등 시설물 안전관리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하는 게 현재 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크레인 철거에만 엄청난 예산이 들고 조선소 부지를 개발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해 시로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부가 폐조선소를 관광자원화하겠다고 발표하자 시와 시민들은 '시의적절한' 정책이라며 환영 일색이다.
시민 곽모(58·무전동)씨는 "남해안 폐조선 부지 관광자원화에 대한 정부의 발표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조선 경기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는 시점에 관광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개발방안을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모(38·광도면)씨는 "도남동 조선소 일대는 조선 불황으로 상권이 무너지고 인적이 드물어 황량하기까지 하다"면서 "폐조선소 관광자원으로 개발를 통해 시민들과 관광객의 발길을 끄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탄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크레인 철거와 조선소 정리, 그리고 조선소 부지 개발이다.
정부는 폐조선소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 매입한 뒤 지방자치단체, 민간사업자와 공동으로 개발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조선소 및 채권단이 스스로 조선소를 정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선소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게 되면 건설사 등이 수익을 앞세워 조선소 부지에 고층아파트를 짓는 등 자칫 난개발을 하게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가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역 경제단체, 시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돼 조선소 활용 방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구상하는 해안권발전거점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기에 통영만한 곳이 없다"며 "정부 발표를 계기로 흉물로 바뀐 통영조선소 크레인 철거와 조선소 개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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