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상 전원사퇴ㆍ임직원 계열사 복귀…발표 직전까지 보안유지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김연숙 기자 =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미전실)이 공식 해체된 28일 미전실 임직원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이날 오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미전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은 미전실 해체를 중심으로 한 5가지 방안이 담긴 짧은 '삼성 쇄신 계획'을 읽어내려갔다.
미전실 해체 이후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룹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내가 후속조치를 말하는 것은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잇따르는 질문에도 "더 말씀드릴 사안이 없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미전실이 없어지면서 수장인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을 비롯해 7개 팀의 팀장들이 모두 물러났다. 직책만 내려놓는 게 아니라 삼성에서 완전히 퇴사한 것이다.
최근 며칠간 삼성 쇄신안에 대한 추측은 무성했지만, 실제 내용은 발표 직전까지 수뇌부 일부만 공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미전실 임직원들도 짤막하게 적힌 5개 문장 외의 상세한 내용은 잘 알지 못했다.
삼성 미전실 관계자는 "7명의 미전실 팀장들이 동반 퇴진한다는 내용 등은 발표 현장에서야 보고 알았다"며 "사전에 보안이 철저히 지켜진 것 같다"고 말했다.
미전실 소속 250여명의 임직원들은 3월 1일 자로 원소속사나 다른 계열사로 배치된다.
현재 미전실에는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인력들이 전략·경영진단·인사·커뮤니케이션·기획·준법경영실·금융일류화추진 등 7개 팀으로 나눠 근무하고 있다.
당장 보직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비슷한 업무가 중복되는 경우에는 일부 대기발령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에서는 미전실은 능력을 인정받은 엘리트 인력들이 모인 곳이다. 이 때문에 '적폐 청산'의 대상으로 보는 외부 시선에 대해선 불만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해 60여년간 명맥을 이어온 미전실은 '임원 승진을 위한 필수코스'처럼 여겨졌다.
미전실 사무실도 이번 주 내에 철수한다. 삼성 서초사옥에 입주한 미전실 사무실은 늦어도 다음 주에는 문을 닫고 그룹 기자실도 폐쇄하기로 했다.
서초사옥 41층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사무실은 삼성전자 수원 본사로 옮겨갈 전망이다. 3년째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 집무실(42층)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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