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 단기상품은 감소…저금리 장기화로 부동자금 일부 흡수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해 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만기가 1년 이상인 상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586조9천766억원으로 2015년 말보다 3.1%(17조4천224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을 기간별로 보면 만기가 1년 미만인 상품은 잔액이 180조4천374억원으로 1년 사이 4.1%(7조7천651억원) 줄었다.
반면 만기가 1년 이상인 정기예금은 406조5천392억원으로 6.6%(25조1천876억원) 늘었다.
특히 만기가 '1년 이상∼2년 미만'인 상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5년에는 39조9천476억원이나 줄었지만, 작년에는 무려 26조4천118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 규모가 2011년(62조2천651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이와 달리 다른 정기예금은 줄어들거나 소폭으로 증가했다.
'2년 이상∼3년 미만'은 잔액이 1년 사이 1조8천425억원 줄었고 '6개월 미만'은 10조2천964억원 급감했다.
또 '6개월 이상∼1년 미만'은 2조5천313억원, '3년 이상'은 6천183억원 각각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이상 정기예금이 늘어난 것은 종전과 다른 흐름으로 볼 수 있다.
2015년에는 1년 미만 정기예금이 33조8천8억원(21.9%) 증가했지만, 1년 이상 정기예금은 42조2천697억원(10.0%) 줄었다.
당시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1%대로 진입하는 등 저금리가 심화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에 몰렸다.
하지만 작년에는 이런 현상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1.25%의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융상품의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자산가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1.47%에 불과했다.
앞으로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공산이 큰 만큼 여유자금을 그냥 은행에 묶어두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가계나 기업이 낮은 이자라도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해 예치기간을 늘린 것 같다"고 말했다.
<표> 예금은행의 만기별 정기예금 및 증감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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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1년 미만(연말) │증가액│1년 이상(연말) │증가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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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79조247억원 │25조7천315억원│289조8천972억원 │45조417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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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조6천447억원 │21조6천200억원│301조703억원│11조1천731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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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37조1천272억원 │36조4천825억원│365조6천918억원 │64조6천215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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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9조7천61억원 │-7조4천211억원│433조9천224억원 │68조2천306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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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31조7천421억원 │2조360억원│443조9천645억원 │10조421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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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40조3천661억원 │8조6천240억원 │418조5천322억원 │-25조4천323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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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54조4천17억원 │14조356억원 │423조6천213억원 │5조891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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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88조2천25억원 │33조8천8억원 │381조3천516억원 │-42조2천697억원 │
├──┼────────┼───────┼────────┼────────┤
│2016│180조4천374억원 │-7조7천651억원│406조5천392억원 │25조1천876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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