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규놀이'로 상대 괴롭히고, 서건창은 적시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용규(32·한화 이글스)가 특유의 '용규놀이'로 상대 투수 투구 수를 늘리고, 볼넷으로 출루했다.
KBO리그 200안타 시대를 연 서건창(28·넥센 히어로즈)은 적시타로 이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이 기대하는 장면이다.
김인식 감독은 2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1번 이용규, 2번 서건창' 테이블세터를 내세웠다. 최적의 조합이었다.
선취점이 나온 장면이 압권이었다.
0-0으로 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용규가 5개 연속 파울을 쳤다. 호주 선발 팀 애서튼은 이용규의 파울 행진에 흔들렸고, 볼 4개를 연속해서 던졌다.
볼넷으로 출루한 이용규는 2루로 달리는 동작을 취하며 호주 배터리를 괴롭혔다.
타자와 승부에서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서건창은 예리한 타격으로 에서튼을 저격했다. 볼카운트 1볼에서 날아온 직구를 정확하게 받아쳤고 공은 좌중간으로 향했다.
호주 중견수 미치 데닝은 공이 펜스 앞까지 향하는 걸 막았다.
하지만 이용규의 홈 질주는 막지 못했다. 이용규는 1루에서 홈까지 단숨에 내달려 득점했다. 적시타를 친 서건창은 2루에서 박수를 치며 자축했다.
추가점이 나온 5회에도 이용규와 서건창이 돋보였다.
1사 2,3루에서 이용규는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서건창은 이어진 2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한국에 추가점을 안겼다.
이날 이용규는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4번 타석에 들어서 상대 투수에게 공 25개를 던지게 했다. 타석에서 쉽게 물러나지 않는 이용규의 의욕은 투구 수 제한이 있는 WBC에서 상대를 괴롭힐 강력한 무기다.
서건창은 이날 5타수 5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아직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은 중심타선 김태균(한화 4타수 2안타 3타점), 최형우(3타수 무안타), 이대호(3타수 무안타)를 대신해 해결사 역할을 했다.
3명의 거포가 타격감을 회복하면 '정교한 2번타자 서건창' 효과는 더 커진다.
3번타자 김태균이 두 번의 적시타를 칠 때 '밥상'을 차린 선수가 바로 서건창이었다.
이날 대표팀으로서는 8-3 승리보다, 테이블세터 최적의 조합을 찾은 게 더 큰 수확이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