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주춤하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 GMA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마약소탕전을 벌일 단속반을 다시 꾸리라고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
경찰이 지난 1월 말 중단한 마약 단속을 한 달여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단속 경찰관에 의한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을 계기로 부패경찰을 정화하겠다며 기존 마약 단속 조직의 해체 등 쇄신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틈을 타 마약 거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를 접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 재투입을 결정했다.
다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의 새로운 마약 단속반은 부패 이력이 없는 경찰관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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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함께 군인들도 마약 단속에 나선다. 이를 위해 마약단속청(PDEA)과 군은 지난달 28일 협약을 맺었다. 경찰이 길거리 마약사범 단속에 치중하는 반면 군은 PDEA를 지원하며 거물 마약상과 대규모 마약조직 검거에 나선다.
앞서 에두아르도 아뇨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불법 마약 단속을 지원하기 위해 초기에 5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상황에 따라 투입 병력이 5천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7천 명 넘는 마약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사살됐다.
경찰이 마약 단속을 재개하고 군까지 가세함에 따라 단속 현장에서 사살되는 마약사범이 다시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동시에 두테르테 정부의 인권 유린을 비판하며 마약 유혈소탕전의 중단을 요구하는 국내외 인권단체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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