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롯데제재 '정당' vs '패권주의'…쇼비니즘 논쟁 '가열'

입력 2017-03-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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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롯데제재 '정당' vs '패권주의'…쇼비니즘 논쟁 '가열'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부지제공을 결정한 롯데에 대해 혹독한 경제제재를 가해야한다는 중국 여론에 비판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 내에서도 롯데에 대한 경제제재가 쇼비니즘(배타적 애국주의)으로, 대국으로서 정도(正道)가 아니라는 자성이 나오고 있다.

1일 중국 인터넷매체인 '동북아재경(財經)'의 웨이신 계정인 '동북아관찰(觀察)'은 지난달 27일 '롯데를 공격하고 한국을 제재하는 외에 다른 선택은 없다'는 제하의 관영 환구시보 사평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동북아관찰은 환구시보가 롯데를 중국에서 축출하고 한류와 한국제품을 보이콧해야 한다며 경제제재를 가해야한다고 한 걸 전형적인 쇼비니즘으로 규정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이런 주장이 극단적 민족주의 매체의 오만에서 나온 것이며 법도 무시하고 하늘도 꺼리지 않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매체는 이어 외국기업을 벌주려면 법에 의거해야하는데 중국 어느 법에 롯데를 축출할 수 있는 근거가 있으냐며 반문했다.

만약 똑같은 상황이 중국에서 벌어진다고 해도 중국 기업 역시 롯데와 마찬가지로 정부에 맞서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롯데가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놓으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옹호하는 것으로, 중국 기업도 그런 상황이 생기면 중국 정부 결정에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동북아관찰은 또 걸핏하면 한류(韓流) 제한과 한국제품 보이콧을 얘기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국수주의라면서, 정작 대외적으로 패권을 비판해온 중국이 스스로 패권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이 대중 수출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 사드배치로 중국의 안전이익을 저해한다"는 환구시보의 주장에 대해서도 동북아관찰은 반박했다.

이 매체는 무역은 상호 호혜적이라면서 한국의 수출이익의 상당부분이 중국에서 온다고 이를 제재한다면, 미국의 대중제재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미국 무역적자의 47%가 대중 무역에서 발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동북아관찰의 비판을 계기로 논란이 일자 환구시보는 자사 주장을 옹호하는 외부 기고문을 다시 실었다.

관변학자인 리하이둥(李海東)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롯데 제재는 쇼비니즘과 관련이 없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롯데가 사드 부지제공으로 중국의 안보를 침해함으로써 롯데의 중국 사업 정당성이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리 교수는 또 롯데 제재가 한중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롯데처럼 되는 것을 막기위해서도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에서 얻은 이익으로 중국의 안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을 막아야한다고 강변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인민일보가 드러내놓고 주장하기 어려운 외교사안에 대해 직설적으로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해온 매체로 알려졌다.






jb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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