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황철환 특파원 = 김정남 암살 사건을 진화하러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1일 하루 내내 북한 대사관에서 두문불출했다.
이날부터 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자들과 활발히 접촉해 김정남의 시신 인계 등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리동일 전 북한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현지시간으로 28일 오후 2시께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에 도착했다.
이들은 같은날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 40여분간 외출한 이후 이튿날인 1일 오후 4시 현재까지 대사관 바깥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측 대표단이 말레이시아 외교부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한 내외신 취재진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북한 대사관과 말레이시아 외교부 출입구에 진을 쳤지만, 헛물만 켠 셈이 됐다.
간간이 관저를 출입하는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은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외교부 역시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외교부 관계자는 북측 대표단과의 면담 일정을 묻는 말에 "북한과 관련된 사항은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현재 북측 대표단과 조율된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북측은 말레이시아 정부와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이 말레이시아 정부와 공식 면담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리동일 전 차석대사는 외출하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그가 전날 오후 잠시 외출한 것과 관련해 쿠알라룸푸르시내 모처에서 양측의 비공개 접촉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기는 하다.
이런 가운데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 보건부 장관은 이날 오후 취재진에 "나는 아니지만 다른 내각 구성원 몇 명이 북측 대표단과 만나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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