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미디어아트?…골목길 '1평 미술관'으로 오세요

입력 2017-03-02 08:00  

어려운 미디어아트?…골목길 '1평 미술관'으로 오세요

서울 필동에 들어선 '마이크로뮤지엄'…개관전 '풍경'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지난달 27일 서울 충무로역 안쪽 골목길. 곳곳에 설치된 1m 높이 기계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행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본 기계의 아래쪽 바닥에서는 영상 한 편이 재생되고 있었다.

흥겨운 음악을 배경으로 수백 수천 마리의 펭귄이 와글대고 바다사자들이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영상을 보다 보면 문득 절반쯤 녹아내린 설산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읽힌다. 1분 40초 길이의 이 영상은 한성필 작가가 2014년 작업한 '웰컴 투 펭귄 월드'다.

이는 지난달 중순 중구 필동에 들어선 마이크로뮤지엄의 풍경이다. 기계가 설치된 1평 크기 공간이 하나의 미술관, 즉 마이크로뮤지엄이다. 골목길에 놓인 기계 13대에서는 '웰컴 투 펭귄 월드'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이 상영 중이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이라면 우물을 들여다보듯이 이 기계들을 통해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의 제한도 없고 표를 끊을 필요도 없다.





마이크로뮤지엄은 필동 문화예술공간인 예술통의 일부다.

이곳에서 삶의 기반을 닦은 광고회사 핸즈BTL 미디어그룹의 박동훈(53) 대표는 근현대 영화와 광고, 인쇄의 부흥을 이끌었던 필동과 충무로 일대가 쇠퇴하자 2014년 예술을 통해 살려내기로 마음먹었다. 길거리 미술관과 조형물, 공연장으로 구성된 예술통은 그렇게 탄생했다.

한때 쓰레기가 쌓여 있던 필동 골목은 3년이 지난 지금 충무로를 찾은 젊은이들이 인증샷을 꼭 찍어가는 명소가 됐다. 곳곳에 설치된 작가 김원근의 '순정남' 조각상은 보는 사람을 웃음 짓게 한다. 설치미술로 감싼 주차타워 외벽도 하나의 작품이다. 골목 안의 소극장 코쿤홀에서는 연주회가 열린다.






맹정환 예술통 큐레이터는 "미디어아트는 난해한 예술이라는 생각과 거대한 미술관이나 미디어 공간에 가야만 볼 수 있다는 생각, 이 두 가지를 마이크로뮤지엄을 통해 넘어서고 싶었다"면서 "미디어아트를 쉽고 가깝게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뮤지엄 개관전 '풍경'에는 한성필을 비롯해 이이남, 피터 캠퍼스, 안토니오 트리마니 등 국내외 작가 13명이 참여했다. 개관전은 5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예술통에서는 3개월에 한 번씩 마이크로뮤지엄의 작품을 교체할 예정이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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