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마르틴 슐츠 총리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민주주의 후퇴를 경고했다.
슐츠 총리 후보는 1일(현지시간) 남부 바이에른주(州) 빌스호펜 맥주 텐트에서 열린 사민당의 '재의 수요일' 정치행사에서 이같이 연설했다고 일간지 디벨트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슐츠 후보는 5천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자기 의견만이 옳다며 다른 사람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기사를 쓰지 않고 방송하지 않는 언론에 '거짓 미디어'라고 하는 사람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해치는 것"이라고 짚었다.
슐츠 후보는 그러고는 "그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든, 또는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페기다)' 데모 행렬에 끼어 행진하는 사람이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의장을 지낸 슐츠 후보는 또한, "유럽을 파괴하려 하는 민족주의자들도 나는 분명하게 반대한다"고도 했다.
슐츠 후보가 연설하는 책상 앞에는 바이에른 사민당의 이름으로 '더 많은 정의를 위한 시기'라는 글귀가 나붙었다.
디벨트는 슐츠 후보의 이들 언급을 전하며 그가 자유롭고, 제한 없는 언론보도가 민주주의 수호에 결정적임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독일에선 사순절 첫날인 '재의 수요일'에 맞춰 정치인들이 맥주를 마시고 연단 위에 올라가 자유롭게 발언하는 전통이 있고, 이날 행사도 그런 성격의 자리로 개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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