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수백년간 이어졌던 기존의 시험제도를 바꿔 학생들이 시험을 칠 때 인터넷 이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세계적인 교육학자의 주장이 제기됐다.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뉴질랜드를 방문한 영국 뉴캐슬대학 교육학자 수가타 미트라 교수는 2일 뉴질랜드 TV3 방송에 출연해 시험과 평가제도가 새로운 변화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학생들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스스로 배우는 '최소 침습 교육'의 옹호자이기도 한 미트라 교수는 "우리는 지금 수백 년이나 된 시험 평가제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 제도는 머릿속에 많은 것을 담아둘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무엇인가를 안다는 게 상당 부분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맞추어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트라 교수는 지난 1999년 인도 델리에서 실험을 시행해 최소 침습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는 빈민촌 어린이들에게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가지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감시나 감독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다.
그 결과 어린이들은 스스로 인터넷 하는 방법을 알아냈을 뿐 아니라 영어도 말하고 검색 엔진도 사용할 줄 알았다.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어린이들의 시험 성적도 향상됐다.
미트라 교수는 1999년보다 2017년의 인터넷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며 교육제도도 이제 이런 상황에 맞추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많은 기계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살아남지 않으면 안 된다. 산업혁명 이후 늘 그래 왔던 것처럼 그런 게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건 기계가 아니라 인터넷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도 알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없던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접해본 어린이들은 시험 칠 때 자신들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학교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이 가르쳐야 할 세 가지는 독해력, 정보 검색 분석, 이성적인 사고 체계라면서 "시험을 칠 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모든 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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