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면한듯 차이가 없습니다"…격오지 군부대 원격의료 현장

입력 2017-03-02 12:00  

"실제 대면한듯 차이가 없습니다"…격오지 군부대 원격의료 현장

(세종=연합뉴스) 보건복지부 공동취재단 한미희 기자 =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28사단 80연대 GOP(general outpost, 일반전초) 대대의 의무실.

감기 증상을 보이는 정영훈 상병이 의무병인 김성태 일병과 함께 원격의료 부스의 영상 장비 앞에 앉았다.

화면에 보이는 사람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실 센터장인 강대현 중령과 원격의료진료팀장인 군의관 신진호 대위다.




김 일병은 "사흘 전부터 콧물과 코막힘 증상이 있었고, 어제저녁부터는 기침, 가래에 오한 증상이 있어 방문했다고 합니다"라고 정 상병의 증상을 보고했다.

신 대위의 지시에 따라 의무병인 김 일병이 전신 활력 징후를 측정하는 PMS 장비로 확인하니 맥박과 혈압은 정상이었다. 검진용 스코프(scope)로 목과 귀 상태도 확인했다.

화면을 통해 정 상병의 목과 귀 상태를 본 신 대위는 "편도염일 가능성이 크니 진통제와 항생제를 처방하고 호전되지 않으면 다시 방문하게 하자"며 진료를 마무리했다.

신 대위는 "인터넷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가 들어오고, 스코프로 진단한 병변을 화상으로 보는 것은 실제로 (환자를)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 상병도 "전화로 (진료를) 하면 거리낌이 있고 가까이에서 한다는 느낌이 안 드는데 원격 진료는 직접 보고 장비를 사용하고 자격증이 있는 군의관과 직접 대면하니 신뢰가 가고 더 좋다"고 말했다.

상주하는 군의관이 없고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최전방 접경 지역과 도서 지역 군부대 장병들은 이처럼 군에 비치된 의료 기기와 화상 전화 시스템을 통해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의 전문의 장교에게 원격 진료를 받고 있다.

군부대 원격의료는 2015년 7월 시작해 현재 63곳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76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후 20여 곳을 추가하면 격오지 부대를 100%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전망했다.

감기몸살이나 외상 등이 일반적이지만,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한 장병이 원격의료를 받은 직후 국군춘천병원으로 옮겨져 혈관종 진단을 받아 뇌출혈 위험을 예방하기도 했다.

현재는 일반의약품만 있지만, 이번 달부터는 항생제 등 전문의약품이 비치돼 군의관의 진단에 따라 바로 처방할 수 있게 된다.

mi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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