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ors'를 'anus'로 표기…SBS측 "제작진 실수"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무겁고 살벌한 SBS TV 월화극 '피고인'에서 폭소를 유발하는 옥에 티가 발견돼 누리꾼들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피고인'에는 차민호(엄기준 분) 아들의 유치원 학예 발표회가 등장했다.
유치원의 이름은 '아너스 유치원'이었다. '아너스'는 영어로 하면 '명예' '으뜸' 등을 뜻하는 'honors'가 된다. 'honors class'라고 하면 '우등반'이다.
재벌가 자제인 차민호의 아들이 다니는 고급 유치원답게 거창한 이름이다.
그런데 '피고인'의 화면에 등장한 '아너스 유치원 학예 발표회' 현수막에는 '아너스'가 'ANUS'라고 표기됐다. 소문자 'anus'는 '항문'이라는 뜻이다. '명예'와는 전혀 상관없다.
인터넷에는 이를 두고 "제작진이 일부러 비튼 거다"라는 의견과 "어이없는 실수다"라는 의견이 맞섰다.
"제가 보기엔 일부러 그런 거 같아요. 재벌가 자제들이 다니는 유치원인데 아무도 ANUS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이의 제기도 안 하는 무식쟁이들이라는 풍자 내지 재벌을 각종 더러운 것을 배설하는 무리에 비유한 거 정도", "일부러 그런 것 같아서 더 재밌네요" 처럼 의도한 풍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에이 무슨 풍자극도 아니고 현실성 떨어지게", "너무 가셨다. 저런 거 소품 준비하는 사람이 그냥 소리나는 대로 쓴 거 같다에 한표", "해외로 수출돼서 외국인들이 본다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네요", "아 어떡해 내가 더 민망" "약자라도 이런건 일부러 피하죠" 등 실수가 명백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또 "우리 유치원 다닐 때 늘 노래 불렀는데 똥꼬 유치원~ 착하고 귀여운 아이들의 꽃동산"이라는 댓글도 나왔다.
SBS에 확인 결과 이는 제작진의 '실수'로 드러났다.
제작진 관계자는 2일 "소품실에서 급하게 제작하다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지성의 열연이 돋보이는 '피고인'은 하루아침에 가족의 살해범으로 몰린 검사 박정우의 진실 찾기와 복수를 그린다. 박정우가 처한 억울한 상황과 사이코패스 재벌 2세 차민호의 악행이 매회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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